"이산가족 관련 화상회의도 제안했지만 거부돼…굉장히 답답한 상황" 북한이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한 대한적십자사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원 제안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완곡히 거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 남북간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적십자사의 역할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신 회장은 "지난번 (북한의) 코로나19 발열환자가 굉장히 많을 때, 저희가 지원을 하겠다고 공문을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해서 보냈다"면서 "그쪽(북측)으로부터 '우리는 잘 관리하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라는 식의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저희가 인도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하면 북한이 가장 싫어한다"며 그런 말을 쓰지 말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한 뒤 북한의 이런 태도를 고려해 공문을 대한적십자사 명의가 아닌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해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적십자사가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해 왔지만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고 (이산가족 상봉 관련) 화상회의도 제안했지만 그런 것들도 다 거부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은 적십자로서는 굉장히 답답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북한은 정부가 제안한 코로나19 관련 방역협력과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한 당국회담 제안에 호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적십자 채널을 통한 제안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통일을 바란다면 남북한 국민들의 건강이 담보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동서독이 통일되기 15년 전 보건의료협정을 통해서 의료진이 마음대로 오갔던 것처럼 여야가 합의해 이런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