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카카오그룹주 4곳이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와 중에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를 상장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소액 주주들의 분노가 이만 저만이 아닌데요.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와 이 내용 짚어봅니다.

고 기자, 카카오그룹 주가 요즘 왜 이럽니까.

<기자>

카카오그룹 주 시가총액이 1년 새 반 토막 이하로 폭락했습니다. 개별기업 별로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80%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위드 코로나와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른 주가 조정이 이어졌고요.

결정적으로 최근 증권가에서 나온 카카오그룹에 대한 비관적인 리포트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핵심은 성장성이 떨어졌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카카오페이는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전망이, 카카오뱅크에 대해 부진한 대출 실적이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또 카카오게임즈의 경우는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잡혔다는 이유가 제시됐습니다.

그러다보니 모회사인 카카오 주가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상장 준비를 하고 있으니 주주들의 원성을 사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안그래도 우마무스메 운영 미숙 사태로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곤두박질 쳤는데 자회사 상장까지 한다니 주주들의 원성이 높습니다.

오죽하면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라이온하트 분할상장금지 청원이 올라와 1만명 넘게 동의를 받았는데요.

라이온하트는 지난해 6월 출시된 인기 게임 ‘오딘’을 만든 회사입니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65%를 이 회사가 차지했고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게임 지적재산권(IP)도 오딘 한 개 뿐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회사인데 별도로 상장하게 되면서 기존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앵커>

정확히 말하면 쪼개기 그러니까 분할 상장인 겁니까, 중복상장인 겁니까.

<기자>

섞여서 쓰이고는 있는데 중복상장이 좀 더 맞는 표현입니다.

라이온하트가 처음부터 별도의 법인으로 존재했기 때문인데요. 한국거래소 역시 상장 예비심사 결론을 내리면서 “물적분할이 아닌 계열사를 상장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상장절차는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이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공모가 선정만 남겨둔 상태고요. 수요예측은 이달 28~31일 진행됩니다.

공모가격 같은 경우에는 라이온하트가 희망하는 금액이 주당 3만6000~5만3000원입니다.

이대로라면 라이온하트의 시가총액은 3조500억~4조5천억원에 달하게 되는데요.

약 3조3000억원 수준인 카카오게임즈의 시총을 뛰어넘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카카오는 계열사 상장과 관련해 전에도 여러 이슈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이렇게 자회사를 차례로 상장하면서 중복상장 논란이 있었죠.

특히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상장 후 한 달 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9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기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국회에선 상장사 경영진의 대량매도를 사전에 신고하도록 한 이른바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이 추진됐는데요.

현재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들은 상장을 대부분 중단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런 논란이 있는데도 상장을 강행하는 이유가 있는 겁니까.

<기자>

직접 확인해보니 글로벌 게임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라이온하트 측의 설명입니다. 오딘에 이은 3가지 후속 프로젝트를 개발하는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카카오게임즈와 라이온하트 사이에 맺은 풋옵션 계약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 인수에 이미 1조2천억원을 썼는데요. 이때 라이온하트 상장을 안하면 김재영 라이온하트 대표 등이 갖고 있는 주식 일부나 전부를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때 주당 가격은 당기순이익에 동일업종 평균 PER을 고려한 배수나 14배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이 1300억원 이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이번 중복상장으로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추가적인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기자>

국내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렇게 경제적 실질이 비슷한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면 모회사 가치는 70% 정도밖에 인정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모회사의 주주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모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해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자회사 상장 후에는 자회사의 배당성향을 대폭 올려 모회사의 현금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또 쪼개기 상장 논란…분노하는 카카오 투자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