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무기 재배치' 찬반 논란 확산…수십 kt 저위력 핵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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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토에 150∼200기 배치…주한미군 보유 전술핵 1991년 모두 반출
"전술핵 재배치해 비핵화와 맞교환" 주장도…성 김 "전술핵 옳은 답 아냐" 북한이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을 벌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술핵 재배치 논란이 뜨겁다.
약 30년 전 한국에서 모두 철수한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가져와서 북한과 '핵 대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라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해 북한의 비핵화와 맞바꾸는 협상을 하자는 주장도 펴고 있다.
물론 '민족 공멸'을 불러올 수 있는 핵무기 재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거세다.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설득력이 약해져 한반도 비핵화가 요원해지고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12일 관련 학계와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전술핵은 전략핵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핵무기는 기본적으로 전략적 목적으로 탄생했는데 파괴적인 특성상 그 사용이 극도로 제한돼 실용성이 적다는 관점에서 위력을 낮춘 것이 전술핵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비연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신형 3종 저위력 핵무기의 기술적·전략적 특성과 향후 전망' 글에서 전략핵무기를 수백∼수천 kt(킬로톤·1kt는 TNT 1천t 폭발력)의 고위력 핵탄두를 장거리 투발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에 탑재한 것으로 규정했다.
전술핵무기는 수십 kt 내외 위력의 핵탄두를 순항미사일, 어뢰, 야포, 중력폭탄 등 단거리 투발 수단에 장착해 운용한다.
저위력 핵무기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전략핵 사용은 확전 가능성, 낙진 문제, 대량 살상 등이 부가돼 국가의 존망이 걸리게 되는 만큼 사실상 금기시됐다.
전술핵은 핵의 상징성은 유지하되 '사용 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억제력을 발휘하는 요소가 된다. 한국에는 냉전기인 1958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배치돼 있었고 이를 주한미군이 통제·운용했다.
세종연구소 정은숙 명예연구위원의 'NATO의 핵공유협정과 전술핵무기 배경·전망·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술핵무기는 1960년대 최대 950기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했다.
1958년 1월 어네스트 존 지대지 로켓과 280㎜ 포 등이 먼저 배치됐고 1976년부터 일부 철수가 시작됐으며 1977년에는 오산 공군기지에 있던 핵무기 저장고가 폐쇄됐다.
1985년에는 전술핵무기가 150기 정도로 감축됐다.
이후 1991년 9월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전술핵에 관한 대통령 이니셔티브'(PNI) 및 11월 노태우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100여 기가 모두 반출됐다.
마지막까지 국내에 있었던 전술핵 운반체 및 핵탄두는 8인치 곡사포, 폭격기용 핵탄두, 155㎜ 곡사포 등이었고 라크로스 지대지 미사일,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데이비 크라켓 지대지 미사일, 서전트 지대지 미사일 등 미사일도 일부 기간에 있었다.
미국 전술핵 철수 이후 1992년 1월 20일 성사된 남북의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일체의 핵 보유는 물론 핵 재처리까지 금지했다.
국내에 전술핵이 들어오기 전인 1950년대 중반부터 핵 연구를 시작한 북한은 1992년 이전에 이미 영변 원자로를 지었고,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30년간 핵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고 개발해왔다.
미국은 본토가 북한으로부터 공격받을지라도 자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무력을 동원해 한국을 지켜주겠다는 '확장억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목전에 뒀고 다양한 투발 수단을 개발한 이상 전술핵을 다시 가져와서 '핵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미국은 현재 서유럽 국가들과 결성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일부 국가에 전술핵을 배치해 나토와 '핵 동맹'을 구성하고 있다.
나토에 배치한 전술핵무기는 1960년대 최대 7천 기까지 있었는데 1990년 약 4천 기로 줄었고 2015년 기준 150∼200기 정도를 독일·벨기에·네덜란드·이탈리아·튀르키예에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류는 냉전기에 다양하게 배치했다가 지금은 미군의 주력 전술핵탄두인 공중 투하용 B61 전술핵폭탄으로 국한됐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 가운데 최신형에 속하는 무기는 W76-2형 트라이던트-Ⅱ SLBM이다.
2019년 개발·배치가 완료됐고 5∼7kt의 위력을 지녔다.
100kt 위력을 지녔던 W76-0 핵탄두의 위력을 감소시킨 무기다.
중력폭탄 B61-12는 기존 B-61의 위력을 줄인 것으로 0.3kt, 1.5kt, 10kt, 50kt 등 다양한 범위의 위력이 가능하다.
F-16, F-15E, F-35A 등 여러 전투기에서 투하 실험이 진행됐다.
추측에 불과하나 만약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진다면 B-61 계열 폭탄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소통 조정관은 최근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동맹 사안과 관련한 한국의 입장과 바람은 한국 측이 밝히도록 두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했을 때 "한국에 전술핵을 재도입하는 것이 옳은 답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당시 "핵무기를 재도입하는 것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한반도를 넘어서는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의 길을 추구하고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더 까다롭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전술핵 재배치해 비핵화와 맞교환" 주장도…성 김 "전술핵 옳은 답 아냐" 북한이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을 벌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술핵 재배치 논란이 뜨겁다.
약 30년 전 한국에서 모두 철수한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가져와서 북한과 '핵 대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라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해 북한의 비핵화와 맞바꾸는 협상을 하자는 주장도 펴고 있다.
물론 '민족 공멸'을 불러올 수 있는 핵무기 재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거세다.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설득력이 약해져 한반도 비핵화가 요원해지고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12일 관련 학계와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전술핵은 전략핵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핵무기는 기본적으로 전략적 목적으로 탄생했는데 파괴적인 특성상 그 사용이 극도로 제한돼 실용성이 적다는 관점에서 위력을 낮춘 것이 전술핵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비연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신형 3종 저위력 핵무기의 기술적·전략적 특성과 향후 전망' 글에서 전략핵무기를 수백∼수천 kt(킬로톤·1kt는 TNT 1천t 폭발력)의 고위력 핵탄두를 장거리 투발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에 탑재한 것으로 규정했다.
전술핵무기는 수십 kt 내외 위력의 핵탄두를 순항미사일, 어뢰, 야포, 중력폭탄 등 단거리 투발 수단에 장착해 운용한다.
저위력 핵무기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전략핵 사용은 확전 가능성, 낙진 문제, 대량 살상 등이 부가돼 국가의 존망이 걸리게 되는 만큼 사실상 금기시됐다.
전술핵은 핵의 상징성은 유지하되 '사용 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억제력을 발휘하는 요소가 된다. 한국에는 냉전기인 1958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배치돼 있었고 이를 주한미군이 통제·운용했다.
세종연구소 정은숙 명예연구위원의 'NATO의 핵공유협정과 전술핵무기 배경·전망·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술핵무기는 1960년대 최대 950기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했다.
1958년 1월 어네스트 존 지대지 로켓과 280㎜ 포 등이 먼저 배치됐고 1976년부터 일부 철수가 시작됐으며 1977년에는 오산 공군기지에 있던 핵무기 저장고가 폐쇄됐다.
1985년에는 전술핵무기가 150기 정도로 감축됐다.
이후 1991년 9월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전술핵에 관한 대통령 이니셔티브'(PNI) 및 11월 노태우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100여 기가 모두 반출됐다.
마지막까지 국내에 있었던 전술핵 운반체 및 핵탄두는 8인치 곡사포, 폭격기용 핵탄두, 155㎜ 곡사포 등이었고 라크로스 지대지 미사일,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데이비 크라켓 지대지 미사일, 서전트 지대지 미사일 등 미사일도 일부 기간에 있었다.
미국 전술핵 철수 이후 1992년 1월 20일 성사된 남북의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일체의 핵 보유는 물론 핵 재처리까지 금지했다.
국내에 전술핵이 들어오기 전인 1950년대 중반부터 핵 연구를 시작한 북한은 1992년 이전에 이미 영변 원자로를 지었고,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30년간 핵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고 개발해왔다.
미국은 본토가 북한으로부터 공격받을지라도 자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무력을 동원해 한국을 지켜주겠다는 '확장억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목전에 뒀고 다양한 투발 수단을 개발한 이상 전술핵을 다시 가져와서 '핵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미국은 현재 서유럽 국가들과 결성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일부 국가에 전술핵을 배치해 나토와 '핵 동맹'을 구성하고 있다.
나토에 배치한 전술핵무기는 1960년대 최대 7천 기까지 있었는데 1990년 약 4천 기로 줄었고 2015년 기준 150∼200기 정도를 독일·벨기에·네덜란드·이탈리아·튀르키예에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류는 냉전기에 다양하게 배치했다가 지금은 미군의 주력 전술핵탄두인 공중 투하용 B61 전술핵폭탄으로 국한됐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 가운데 최신형에 속하는 무기는 W76-2형 트라이던트-Ⅱ SLBM이다.
2019년 개발·배치가 완료됐고 5∼7kt의 위력을 지녔다.
100kt 위력을 지녔던 W76-0 핵탄두의 위력을 감소시킨 무기다.
중력폭탄 B61-12는 기존 B-61의 위력을 줄인 것으로 0.3kt, 1.5kt, 10kt, 50kt 등 다양한 범위의 위력이 가능하다.
F-16, F-15E, F-35A 등 여러 전투기에서 투하 실험이 진행됐다.
추측에 불과하나 만약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진다면 B-61 계열 폭탄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소통 조정관은 최근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동맹 사안과 관련한 한국의 입장과 바람은 한국 측이 밝히도록 두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했을 때 "한국에 전술핵을 재도입하는 것이 옳은 답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당시 "핵무기를 재도입하는 것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한반도를 넘어서는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의 길을 추구하고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더 까다롭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