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범씨, 사진=뉴스1
최종범씨, 사진=뉴스1
가수 고(故) 구하라 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구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가 유족에게 민사상 책임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민사9단독 박민 판사는 지난달 구씨의 오빠 호인 씨와 부친이 최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씨가 7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유족은 최씨의 폭행 등으로 구씨가 정신적 고통을 당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며 2020년 7월 위자료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최씨는 구씨를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박 판사는 "최씨는 동영상이 유포될 경우 막대한 성적 수치심과 동시에 연예계 활동을 더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악용해 구씨를 협박했다"며 "구씨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구씨는) 어린 나이에 연예인 활동을 시작해 상당한 성공을 거둔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앞으로 삶에 대한 희망과 의욕을 상실할 정도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씨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사실상 청구액 1억원에 달하는 배상액을 인정받았다고 본다"며 "유족 측이 공개를 원하지 않아 승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씨가 어릴 때 가출해 연락을 끊었다가 구씨 사망 이후 상속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킨 친모는 이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