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일본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대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팔린다. 샤프 이후 6년 만에 일본 대표 기업이 또다시 해외에 매각되는 일은 일단 면하게 됐다.

일본 언론들은 도시바 이사회가 회사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2일 보도했다. JIP는 일본 민간 전력회사인 주부전력, 종합금융그룹인 오릭스 등 일본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를 인수한다.

JIP는 JR도카이, 도레이등 다른 일본 대기업에도 컨소시엄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는 인프라 기업은 모두 도시바와 사업상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JIP 컨소시엄은 도시바 인수 가격으로 2조엔대 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 나머지 지분을 모두 사들여 도시바를 상장폐지하는 비용을 포함한 액수다. 도시바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2조2000억엔(약 21조6715억원)이다.

지난달 말 본입찰에는 JIP 컨소시엄 외에 일본 국부펀드인 일본투자공사(JIC)와 미국 PEF 베인캐피털, 한국계 PEF MBK파트너스로 구성된 컨소시엄도 참여했다. 베인과 MBK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 선정 경쟁에서 고배를 마심에 따라 도시바가 해외 자본에 팔리는 상황은 벗어나게 됐다.

관건은 JIP의 자금력이다. JIP는 1조엔가량을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인수금은 일본 기업의 출자와 인수금융(M&A 자금대출)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한 달가량의 우선협상 기간에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