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 편들기' 北, 美 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에 "中억제"
북한은 미국이 태평양 섬나라들과 최근 정상회의를 하자 "중국을 억제하려는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12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협조를 명목으로 지정학적 도박을 하거나 진영 대립을 태평양 섬나라들에 옮겨놓을 것이 아니라, 태평양 섬나라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발전과 진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협조하기 바란다면서 미국의 중상 모독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였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를 인용해 우회적으로 중국 편을 든 것이다.

외무성은 또 중국 언론의 입을 빌려 "지난 시기 거듭되는 핵실험으로 남태평양 지역의 생태 환경을 무참히 파괴하고 그 전략적 가치를 거의나 무시하던 미국이 이번 수뇌자(정상) 회의를 개최한 것은 태평양 섬나라들과 경제 협력을 성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국과 경쟁하고 중국을 억제하는 것과 함께, 이 지역에서 저들의 지정학적 지배권을 회복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바빠맞아(다급히)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고위급 인물들의 빈번한 방문과 많은 원조 약속 등 광란적인 외교적 손길을 뻗치고 있지만, 명백히 이 지역 나라들을 순수 장기쪽(장기말)으로, 저들의 지역 및 국제적 지배전략 실현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29일 태평양 도서국과 첫 청상회의를 열고 별도의 태평양 전략을 내놓았다.

이번 회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며 이들 국가를 향해 중국이 노골적인 구애의 손길을 뻗치고 있고, 실제 솔로몬 제도 등 일부국이 이에 호응하며 이들 지역에 대한 전략적 관리 필요성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마련됐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태평양 도서국이 대국간 갈등의 방아쇠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 즉각 미국을 견제했다.

북한은 연일 자국과 크게 관련 없는 문제에도 중국 입장을 옹호하고 미국을 비난하며 우방국에 밀착하고 있다.

대만 문제에서는 중국 편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는 러시아 편을 들며 전통적인 북중러 연대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