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이 퍼진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봐 재무 건전성 위기에 처한 데 이어 탈세 혐의로 미국 법무부의 수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크레디트스위스가 남미 국적을 가진 미국 계좌 소유자들의 자산을 은닉하는 것을 도왔다는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법무부는 전직 직원들의 내부 고발에 따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도 크레디트스위스를 법무부와 비슷한 혐의로 조사 중이라며 수주 안에 관련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014년부터 세무당국의 감시를 피하려는 시도를 근절하기 위해 광범위한 개선 조치를 단행했다”며 탈세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014년 크레디트스위스는 비밀 역외 계좌를 통해 미국 고객의 탈세를 도운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당시 직원들의 탈세 교사·방조 행위를 인정하고 미 당국에 약 26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영국 금융회사 그린실캐피털과 투자자 빌 황이 벌인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 여파로 건전성 위기에 휘말렸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손실은 최소 4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스위스 중앙은행이 미 중앙은행(Fed)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31억달러를 가져갔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도 불안감을 자극했다. 뉴욕연방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위스 중앙은행은 Fed와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스와프 거래를 했다. 3일 크레디트스위스의 부도 위험 지표인 1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장 초반 5%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