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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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주식 거래가 2년5개월만에 재개된다.

1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신라젠에 대해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라젠은 다음날인 13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 경영진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2020년 5월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2020년 11월 1년의 경영 개선기간을 부여했으나, 올해 1월 심사 끝에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그러나 2심 격인 코스닥 시장위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신약 파이프라인 다변화 등의 조건을 내걸고 6개월의 개선기간을 다시 부여하면서 상장폐지를 면할 기회가 주어졌다.

시장위는 신라젠이 거래소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상장유지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지난 2월 연구개발(R&D) 인력을 충원했고,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와 계약을 맺고 항암제 신규 후보물질을 도입해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났다. 신라젠 2대 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FI)인 ‘뉴신라젠투자조합’이 지난달 만기 예정이던 400억원 규모의 주식 보호예수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하면서 재무 구조도 안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신라젠 상장이 유지되는 것으로 결론 나면서 17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신라젠의 소액주주 주식 지분율은 92.60%에 달한다. 소액주주들은 장기간 거래정지로 자금이 묶이면서 거래소를 상대로 상장유지를 요구해왔다.

신라젠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신약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라며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최대주주 및 관계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