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계동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계동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원전 해체 부지복원 기술을 개발해 환경부 녹색인증을 획득했다고 13일 밝혔다.

녹색인증은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녹색기술'을 인증하는 제도다. 기술의 수준과 혁신성, 사업계획의 타당성, 녹색성장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현대건설이 녹색기술로 인정받은 원전 해체 부지복원 기술의 공식 명칭은 ‘입도분류 및 양이온 교환 세척 공정을 이용한 방사성 세슘 오염 토양 폐기물 감량 기술’이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토양을 입자 크기별로 구분한 후 염화칼륨(KCl) 용액으로 세척해 토양에 붙은 세슘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방사성 오염 토양 복원 분야에서 녹색인증을 받은 것은 현대건설이 처음이다.

방사성 물질은 대부분 입도(입자의 크기)가 작고 표면적이 넓은 미세토에 흡착하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토양의 입도가 작을수록 방사능 농도가 높게 나타나며, 토양의 입자를 정밀하게 선별·세척해 흡착된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방사성 핵종인 세슘 제거를 위해 염화칼륨을 세척 공정수로 사용했다. 칼륨과 세슘 간 이온 교환 반응을 이용해 토양에 결합한 세슘을 제거하고, 세척수에 있는 세슘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공정을 진행한다. 세슘이 제거된 세척수는 100% 재이용할 수 있어 2차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진행한 성능평가에서 현대건설의 기술은 시간당 900㎏ 이상의 방사성 오염 토양에서 90% 수준의 세슘을 제거하는 데 성공하며 원전 해체 시 바로 상용화 가능한 기술로 평가받았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해체 원전 지하수 감시 및 오염평가 기술 △방사성 오염 토양·지하수 복원 기술 △부지 규제 해제·안전성 평가 기술 △부지 재이용 평가 기술 등 다양한 원전 해체 상용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녹색인증 획득으로 향후 원전 해체 부지복원 사업을 선도할 기틀을 마련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원전 사업 다각화와 핵심 원천기술 확보 등 원자력 산업 전반에 견고한 대응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