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산 알루미늄 금수' 검토에…알루미늄 가격 7% 급등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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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가격이 12일(현지시간) 급등했다. 미국이 미국의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12일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장 대비 3.1% 올라 t당 230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7.3% 급등하며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미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제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백악관은 현재 러시아산 알루미늄 제재와 관련해 세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전면 수입 금지 △실질적인 거래 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징벌적 수준의 높은 관세 부과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에 대한 제재 등이다. 루살은 세계 1위 알루미늄 생산 국가인 중국 기업들을 제외하고 알루미늄 생산량이 가장 많은 기업이다.
미국은 그간 알루미늄이 아이폰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만큼 제재 항목에서 알루미늄을 제외해왔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미사일을 폭격하자 대러 제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알루미늄 수입 금지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지난 8일 크림대교 폭발 사건 이후 10일부터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100기 이상을 폭격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이 몇 주째 알루미늄 제재를 검토 중”이라며 “전쟁이 8개월째 이어지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동맹 국가들이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금지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이 남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금지 조치가 실제로 도입된다면 파장이 클 전망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 국가다.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약 5%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알루미늄 수입량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율만 10%에 이른다. 이번 제재가 실제로 도입되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산 알루미늄의 대체 금속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LME도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거래소에서 제외해야 하는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토론서를 발행하기도 했다.
미국은 앞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루살을 제재 대상에 올린 적이 있다. 당시 글로벌 알루미늄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다만 백악관은 이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현재 관련된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알루미늄 생산업체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미 알루미늄 생산기업 알코아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5.3% 뛰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