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너지 위기 악재 겹친 ESG…정치적 용단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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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반기문 前 유엔 사무총장 · 마틴 로센 댄포스 지속가능경영 총괄대표
반기문 "ESG, 인류를 위해 사명감 가지고 밀어붙여야"
마틴 로센 "파리기후협약, 용기 있는 리더십의 결과물"
반기문 前 유엔 사무총장 · 마틴 로센 댄포스 지속가능경영 총괄대표
반기문 "ESG, 인류를 위해 사명감 가지고 밀어붙여야"
마틴 로센 "파리기후협약, 용기 있는 리더십의 결과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추구하는 것은 정치적인 용기를 요구하는 일입니다. 우리 인류와 지구를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밀어붙여야 합니다.”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사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국공학교육학회가 공동 주최한 ‘2022 글로벌 ESG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에게는 더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다”며 “열정을 가지고 정치인들이 잠들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대응 이슈를 강하게 밀어붙인 배경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인류의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이 1억원 있는데 그것을 내가 다 쓰고 자식들은 빈손으로 출발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세대가 충분히 쓰더라도 아들딸 손자 손녀 모두가 다 함께 잘살 수 있는 것이 ‘지속 가능’하다는 개념이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유엔의 기존 이니셔티브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후속 캠페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을 언급하며 “특정 정치인, 특정 장관의 이름을 넘어 모두가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위기’라는 난관이 등장했지만, ESG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게 로센 대표의 판단이다. 경기의 굴곡과 상관없이 기후위기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는 “기후 문제는 가설이 아니라 현실이며 우리에게는 플랜B(비상 대책)도 없다”며 “모두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센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하며 2015년 12월 12일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예로 들었다. 이 협약엔 196개국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로센 대표는 “대부분 국가가 한뜻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로 한 것은 정치적 용단의 결과물”이라며 “정치인들이 다시 한번 ESG 실천을 요구하며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연 내내 “돌보는 사람이 승리한다”고 했다. 이익에 치중한 나머지 ESG를 등한시하는 민간 기업은 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로센 대표는 “에너지 효율성 개선만으로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3분의 1 이상 달성할 수 있다”며 “에너지 소비가 많은 한국은 개선 여지가 크다”고 했다. 모범 사례로는 서울 신천동에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예로 들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댄포스의 ‘HVAC(난방·환기·공기조절) 솔루션’이 적용돼 있다. 이를 통해 매년 약 5000㎿의 전력 소모를 줄이고 있다.
로센 대표는 “시민사회도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며 “시민 사회가 정부 및 기업과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힘을 합친다면 기후 위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박종관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사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국공학교육학회가 공동 주최한 ‘2022 글로벌 ESG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에게는 더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다”며 “열정을 가지고 정치인들이 잠들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는 전 인류의 과제”
반기문재단을 운영하며 미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젊은이들과 함께 구상하고 있는 반 전 총장은 사무총장 시절 남극의 세종기지와 북극의 다산기지 등을 방문하며 기후변화가 실제 일어나고 있음을 체감한 2010년부터 탄소중립 문제를 이슈화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그의 별명은 ‘미스터 클라이밋(Mr. Climate)’이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시절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을 내놓을 때도 정부 안팎의 반대론자들과 격렬히 싸웠다”고도 언급했다.기후변화 대응 이슈를 강하게 밀어붙인 배경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인류의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이 1억원 있는데 그것을 내가 다 쓰고 자식들은 빈손으로 출발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세대가 충분히 쓰더라도 아들딸 손자 손녀 모두가 다 함께 잘살 수 있는 것이 ‘지속 가능’하다는 개념이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유엔의 기존 이니셔티브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후속 캠페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을 언급하며 “특정 정치인, 특정 장관의 이름을 넘어 모두가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게는 플랜B가 없다”
반 전 총장에 이어 기조연설자로 나선 덴마크 엔지니어링 회사 댄포스의 마틴 로센 지속가능경영 총괄대표는 “ESG는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며 “치솟는 금리와 물가, 드리운 경기 침체 그림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위기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ESG가 후순위 과제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자 석탄과 원자력을 다시 사용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며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하면서 ESG를 포기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경제 위기’라는 난관이 등장했지만, ESG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게 로센 대표의 판단이다. 경기의 굴곡과 상관없이 기후위기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는 “기후 문제는 가설이 아니라 현실이며 우리에게는 플랜B(비상 대책)도 없다”며 “모두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센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하며 2015년 12월 12일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예로 들었다. 이 협약엔 196개국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로센 대표는 “대부분 국가가 한뜻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로 한 것은 정치적 용단의 결과물”이라며 “정치인들이 다시 한번 ESG 실천을 요구하며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연 내내 “돌보는 사람이 승리한다”고 했다. 이익에 치중한 나머지 ESG를 등한시하는 민간 기업은 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로센 대표는 “에너지 효율성 개선만으로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3분의 1 이상 달성할 수 있다”며 “에너지 소비가 많은 한국은 개선 여지가 크다”고 했다. 모범 사례로는 서울 신천동에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예로 들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댄포스의 ‘HVAC(난방·환기·공기조절) 솔루션’이 적용돼 있다. 이를 통해 매년 약 5000㎿의 전력 소모를 줄이고 있다.
로센 대표는 “시민사회도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며 “시민 사회가 정부 및 기업과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힘을 합친다면 기후 위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박종관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