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기술 주도권 쥔 모더나…"암·희귀질환서 인류 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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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퓨처테크 현장을 가다
한경-서울대 공대 공동 기획
(3) '모더나 R&D 심장부'
美 테크놀로지스퀘어 200
mRNA, 기존 치료제와 달리
몸 속 세포를 공장처럼 활용
무어 모더나 CSO "2010년 창업
mRNA 연구개발에 年 3억불 쏟아"
코로나 백신 세계 첫 상용화 성공
직원 700여명은 차세대 신약 연구
김종성 교수 "K바이오 육성 위해
스타트업 생태계 정부 지원 필요"
한경-서울대 공대 공동 기획
(3) '모더나 R&D 심장부'
美 테크놀로지스퀘어 200
mRNA, 기존 치료제와 달리
몸 속 세포를 공장처럼 활용
무어 모더나 CSO "2010년 창업
mRNA 연구개발에 年 3억불 쏟아"
코로나 백신 세계 첫 상용화 성공
직원 700여명은 차세대 신약 연구
김종성 교수 "K바이오 육성 위해
스타트업 생태계 정부 지원 필요"
“코로나19를 통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이 고령 인구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mRNA 기술은 암, 희귀질환, 만성질환 등 치료제가 없는 많은 질환을 해결할 것입니다.”
멜리사 무어 모더나 최고과학책임자(CSO·사진)는 “질병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무어 CSO는 1980년대부터 mRNA 연구에 매진해온 이 분야 전문가다. 모더나의 모든 mRNA 플랫폼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가 한국 언론을 통해 모더나와 mRNA 기술의 청사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RNA는 몸속 세포에 단백질을 만들도록 명령하는 유전물질이다. 몸 밖에서 배양, 정제, 생산 절차를 거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몸속 세포를 공장처럼 활용한다. 개발 대상 후보군만 정하면 짧은 기간에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기존 방식 대비 개발 기간을 80% 넘게 단축했다.
상용화 성공 비결을 묻자 무어 CSO는 “일각에선 코로나19 백신이 너무 성급하게 개발됐다고 지적하지만 우리는 수년간 준비해왔다”고 했다. 2010년 창업 후 쌓아온 mRNA 연구 덕분에 기술 패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모더나가 mRNA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2018년. mRNA 분자당 생산 가능한 단백질 양도 4년 만에 1000배까지 늘렸다. 존 조열 모더나 생물과학부문 부사장은 “mRNA 관련 기술이 한곳에 모여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정부 지원도 주효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2019년 이 회사에 감염병 솔루션 개발을 요청했다. 팬데믹 직전 모더나는 감염병 대응 모델을 완성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4월 상용화 제품이 ‘0개’였던 모더나에 백신 개발을 위해 4억83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정부 지원금은 이후 45억달러까지 늘었다. 백신 1억 회분도 선구매했다. 실패 가능성 높은 혁신 기술을 지원하는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투자를 주도했다. 팬데믹 초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60억원을 쓰는 데 그친 한국 정부와 대조되는 파격적인 지원이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 큐어백도 mRNA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세계 31개사가 개발하고 있는 mRNA 후보물질은 180개. 긴급사용승인 등을 받아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은 2개다. 이 중 한국 기업이 개발에 참여한 제품은 없다.
김종성 보스턴대 경영학과 교수(K2B 대표)는 “과학은 진보 속도가 빠르고 바이오 분야는 과학 기술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며 “바이오산업 성공 모델을 위해선 대학의 좋은 연구를 토대로 활발하게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정부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는 취지다.
케임브리지=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멜리사 무어 모더나 최고과학책임자(CSO·사진)는 “질병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무어 CSO는 1980년대부터 mRNA 연구에 매진해온 이 분야 전문가다. 모더나의 모든 mRNA 플랫폼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가 한국 언론을 통해 모더나와 mRNA 기술의 청사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신 개발 기간 80% 단축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가장 빠르게 개발된 백신은 1960년대 4년 만에 출시된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백신이다. 코로나19 백신은 불과 11개월 걸렸다. 비결은 mRNA다. 중국 연구진이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유전체를 공개한 것은 2020년 1월 10일. 모더나는 45일 만에 임상시험용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그야말로 초스피드였다. 그런데도 이 백신의 초기 예방률은 95%에 달했다. 백신 역사상 기록한 적 없는 수치다. 바이오산업 역사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등장한 순간이었다.mRNA는 몸속 세포에 단백질을 만들도록 명령하는 유전물질이다. 몸 밖에서 배양, 정제, 생산 절차를 거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몸속 세포를 공장처럼 활용한다. 개발 대상 후보군만 정하면 짧은 기간에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기존 방식 대비 개발 기간을 80% 넘게 단축했다.
상용화 성공 비결을 묻자 무어 CSO는 “일각에선 코로나19 백신이 너무 성급하게 개발됐다고 지적하지만 우리는 수년간 준비해왔다”고 했다. 2010년 창업 후 쌓아온 mRNA 연구 덕분에 기술 패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中 유행 한 달 전 감염병 모델 완성
모더나는 자체 보유한 제조시설을 기반으로 mRNA와 전달체(지질나노입자) 상용화에 성공한 세계 첫 기업이다. 매출이 거의 전무했던 이 회사는 코로나19 백신으로 ‘대박’을 쳤다. 지난해에만 177억달러를 벌었다. 모더나는 ‘무명’ 시절 해마다 3억달러(약 4300억원) 넘게 연구개발(R&D) 비용을 썼다. 창업 멤버였던 누바르 아페얀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회장, 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투자자들이 기술력을 믿고 기다렸기 때문에 가능했다.모더나가 mRNA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2018년. mRNA 분자당 생산 가능한 단백질 양도 4년 만에 1000배까지 늘렸다. 존 조열 모더나 생물과학부문 부사장은 “mRNA 관련 기술이 한곳에 모여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정부 지원도 주효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2019년 이 회사에 감염병 솔루션 개발을 요청했다. 팬데믹 직전 모더나는 감염병 대응 모델을 완성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4월 상용화 제품이 ‘0개’였던 모더나에 백신 개발을 위해 4억83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정부 지원금은 이후 45억달러까지 늘었다. 백신 1억 회분도 선구매했다. 실패 가능성 높은 혁신 기술을 지원하는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투자를 주도했다. 팬데믹 초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60억원을 쓰는 데 그친 한국 정부와 대조되는 파격적인 지원이다.
○암·희귀질환 열쇠 찾나
mRNA를 포함한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1세대 화학의약품, 2세대 항체·단백질의약품을 뛰어넘을 차세대 의약품 기술로 꼽힌다. mRNA는 의약품 생산 패러다임도 바꿔놓고 있다. 단백질 정제, 추출, 생산으로 이어지는 기존 제조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속도도 단축하고 있다. 모더나의 후보물질 46개 중 임상시험에 진입한 것만 31개다. 1년 전 후보물질은 불과 9개였다. 내년엔 1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란 평가다.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 큐어백도 mRNA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세계 31개사가 개발하고 있는 mRNA 후보물질은 180개. 긴급사용승인 등을 받아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은 2개다. 이 중 한국 기업이 개발에 참여한 제품은 없다.
김종성 보스턴대 경영학과 교수(K2B 대표)는 “과학은 진보 속도가 빠르고 바이오 분야는 과학 기술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며 “바이오산업 성공 모델을 위해선 대학의 좋은 연구를 토대로 활발하게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정부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는 취지다.
케임브리지=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