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계기로 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부인했다.

추 부총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방미 기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깜짝’ 발표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0일 출국한 추 부총리는 14일까지 미국에서 머물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추 부총리는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우려하지 않는다는 게 (출장에서 만난) 해외 투자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라며 “달러 강세는 전 세계가 겪는 현상이지 한국만 문제가 돼 불신이 커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에는 우려를 내비쳤다. 추 부총리는 “(기재부가 당초 전망한) 2.5%보다 내년 성장률 전망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로 낮췄다. 추 부총리는 3분기 성장률과 관련해선 “마이너스(-)가 나오려면 소비 패턴이나 경기가 죽었다는 것을 많이 체감해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더라도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은 가장 후순위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경기가 어려울 때 정부가 빚을 내거나 세금을 더 걷어 재정지출을 늘리는 방법이 있고 세금을 덜 걷고 감면해 조세지출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제일 쉬운 것은 지난 정부처럼 빚을 내는 것인데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여러 어려운 환경이 내년까지 온다고 하는데 집이 허름하고 약하면 강풍에 지붕이 다 날아간다”며 “살아남으려면 튼튼한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빚이 많아지면 투자자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경기를 진작할 때 최대한 돈을 안 쓰는 방식으로 하자는 게 내 생각”이라고 했다.

황정환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