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유혹' 넘어간 넷플릭스?…광고 보는 저렴한 요금제 출시
세계 최대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다음 달부터 콘텐츠에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다.

넷플릭스는 13일(현지시간) 온라인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고 요금제 도입을 확정해 발표했다. 광고 요금제는 한국을 비롯해 12개 나라에서 우선 적용된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미주 4개 나라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유럽 5개국,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3개 나라가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다음달 4일 오전 1시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가격은 월 5500원이다. 미국에선 월 6.99달러로 책정됐다.

광고 요금제는 현행 '베이식 요금제'에 광고 시청을 추가한 것이다. 한국 기준 월 9500원인 베이식 요금제보다 4000원 저렴하다. 이 요금제를 선택하면 저렴하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대신 시간당 평균 4∼5분 분량 광고를 봐야 한다. 15초 또는 30초 길이 광고가 콘텐츠 재생 시작 전과 도중에 노출된다. 광고 요금제 가입자는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새롭게 출시되는 광고형 베이식은 광고가 없는 기존 멤버십을 보완하는 새로운 요금제"라며 "광고형 베이식은 넷플릭스의 모든 서비스를 더 저렴한 가격으로 몇 편의 광고와 함께 제공하는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광고 요금제 고객은 베이식 요금제와 마찬가지로 노트북과 TV, 스마트폰, 태블릿에 접속해 720p/HD 화질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이 요금제 가입은 넷플릭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메일, 생년월일, 성별을 입력해 등록하면 되고 멤버십 변경과 해지도 언제든 가능하다.

넷플릭스는 "이 요금제가 광고주들에게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젊은 시청자 등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고해상도 광고로 다가갈 기회"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국가와 콘텐츠 장르별로 다양한 맞춤 기능을 제공한다"면서 "광고주는 성적 표현과 폭력 등 자사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는 콘텐츠에 광고가 표시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광고 요금제 도입은 최근 넷플릭스의 줄어드는 가입자 수에 따른 조치로 보고 있다. 그간 넷플릭스는 이같은 요금제 도입에 부정적이었으나 올 들어 실적이 둔화되자 입장을 바꿨다.

넷플릭스의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유료 구독자 수는 전 분기 대비 20만명 감소했다.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자가 줄었다. 2분기 가입자도 1분기보다 97만명 적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