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월 5500원…"콘텐츠 중 10%는 못봐"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다음달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다. 플랫폼 내에서 광고를 보는 대신 기존 요금보다 싼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요금제다.

13일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에 광고 요금제 도입을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우리시간 기준 다음달 4일 오전 1시부터 요금제를 출시한다. 가격은 월 5500원이다.

광고 요금제는 기존 베이직 요금제에 비해 4000원 저렴하다. 대신 한 시간 영상을 볼 때마다 평균 4~5분 가량 광고를 봐야 한다. 광고는 15초 혹은 30초 길이로, 콘텐츠 재생 시작 전과 중간에 각각 들어간다.

"콘텐츠 열개 중 한개는 못봐"

일부 서비스에 대한 이용 제한도 있다. 광고 요금제를 쓰는 이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 저장해 오프라인(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광고 요금제에선 아예 볼 수 없는 콘텐츠도 나올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 자체 제작이 아닌 일부 영화·시리즈 콘텐츠가 될 공산이 크다. 라이선스 문제로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콘텐츠 앞과 중간에 광고를 붙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라이선스 제한에 따라 일부 영화나 TV쇼는 광고요금제 상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콘텐츠군의 5~10% 정도는 광고 요금제에서 제공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에 따라 못 보는 콘텐츠를 점차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고 요금제는 영상 화질을 최고 720p/HD까지로 제한한다. 기존 베이식 요금제는 480p까지 지원한다.

넷플릭스는 월 1만3500원인 스탠다드 요금제에 대해선 콘텐츠 화질을 1080p까지로, 월 1만7000원 프리미엄 요금제에 대해선 4K와 HDR 화질을 제공하고 있다.

새 구독자 확보+광고주 수익 기대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는 광고주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점차 TV 시청을 멀리하는 젊은 시청자층을 비롯한 다양한 이들에게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는 한국을 비롯해 12개국에서 우선 적용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선 한국 일본 호주 등이 대상이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에도 11월 중 출시한다. 미국에선 광고요금제 가격을 월 6.99달러로 책정했다.

넷플릭스는 올초 광고요금제 도입을 예고했다. 콘텐츠에 들이는 수급 비용은 점점 커지는 반면 실적은 그만큼 늘고 있지 않아서다.

구독자 수가 줄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자 집에서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콘텐츠 수요가 확 늘었지만, 올들어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유료 구독자가 감소세를 타고 있다. 올 1분기엔 2011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구독자가 20만명 순감했다. 2분기엔 직전 분기 대비 97만명이 빠져나갔다.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를 통해 새 구독자층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고를 보는 대신 기존보다 싼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는 기존 구독 상품을 보완하는 새 요금제"라며 "앞으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