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앞두고 美 난방유 재고 줄어…국제유가 2% 상승 마감 [오늘의 유가 동향]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전 장보다 2% 상승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12월물)은 전 장보다 2.29%(2.12달러) 오른 배럴당 94.57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11월물)은 전 장보다 2.11%(1.84달러) 오른 배럴당 89.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는 3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제유가 동향>
<최근 한 달 동안 국제유가 동향>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을 앞두고 미국의 디젤과 난방유 재고가 대폭 줄었다는 소식이 국제유가 상승에 반영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한 주(1~7일) 동안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987만9000배럴 증가한 4억3908만2000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추정치인 100만배럴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숫자다. 휘발유 재고는 202만2000배럴 늘었지만, 디젤과 난방유 재고는 485만3000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20만배럴 줄고, 디젤 재고는 17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은 디젤과 난방유 재고가 추정치보다 대폭 줄어들었다는데 주목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겨울이 다가오는 와중에 난방유 등 재고가 현저히 줄었다”고 분석했다.

달러 강세가 누그러진 점도 이날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면 실질가격이 올라 수요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달러가 약세일 때는 그 반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 급등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빼고 산출하는 근원 CPI는 6.6% 상승하며 40년 만에 최악의 상승률을 보였다.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급락하며 출발했지만 결국에는 주요 지수가 각각 2% 이상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및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미 장에 반영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유입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7% 하락한 112.333을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개장 초 미국의 CPI 지표에 113.590까지 올랐으나 다시 하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장중 4%를 돌파했다가 하락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IEA는 내년 원유 수요 증가량이 하루 17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이전 전망치보다 47만배럴 줄어든 것이다. 올해 원유 수요 증가량 예상치도 하루 190만배럴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6만배럴 가량 하향 조정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