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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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던 룸메이트를 1년 넘게 괴롭히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14일 대전고법 형사 1~2부(백승엽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26)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공사 현장 등에서 알게 된 B 씨(사망 당시 27세)와 함께 생활하면서 생활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등 1년 넘게 괴롭혔다.

이후 A 씨는 지난해 12월 19일 몰래 과자를 먹었다는 이유로 B 씨를 둔기와 주먹 등으로 마구 때렸고, 의식을 잃은 B씨는 이틀 동안 방치돼 있다 경막하출혈과 뇌부종 등으로 숨졌다.

당시 A 씨는 방에 CCTV를 설치한 뒤 사생활을 감시했고 식사 내용과 식사량까지 제한하기도 했다. 165㎝에 52㎏이었던 B 씨의 체중은 38㎏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는 범행을 인정했으나 원심에서는 살인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유가족들의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도 없었다"며 원심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B 씨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살인 방조)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다른 룸메이트 C 씨(40)에 대해서는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