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반등에 힘입어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낙폭 과대에 따른 '데드 캣 바운스(하락장 속 일시적 반등)'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반등에 편승하기보다 4분기 본격적으로 나타날 역실적 장세(기업 실적 하락으로 인한 증시 하락)에 대비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높일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2.30% 오른 2212.5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4.09% 급등한 678.24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발표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도 미 증시가 급등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악재가 어느정도 반영됐다'는 심리와 대거 유입된 쇼트커버링 물량, 영국 정부의 '감세안 유턴설'에 따른 파운드화 강세 등으로 인해 미 증시가 반등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파운드화 강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646억원,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4248계약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기관 투자가도 36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네이버(4.42%), 카카오(8.67%) 등 낙폭 과대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카카오게임즈(9.44%), 펄어비스(7.81%) 등 부진했던 게임주도 일제히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88%), 일본 닛케이225지수(3.25%), 대만 가권지수(2.48%)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반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데드 캣 바운스'에 편승하기에는 위험한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역실적 장세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233개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합계는 49조583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5.64% 감소한 수치다.

3분기 뿐 아니라 4분기 실적 추정치도 빠르게 하향하고 있다. 상장사 222개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39조8276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13.50% 감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데드 캣 바운스' 구간은 단기 안도 심리에서 나타난 것인만큼 적은 수익을 노린 단기 매매도 아주 짧게 해야 한다"며 "향후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 등에 의한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