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온다는데 8살 딸 불안해서 어쩌죠"…의정부 '발칵'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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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폭행' 김근식, 17일 출소
거주지 의정부 확정…주민 불안 증폭
전국 학교 2곳 중 1곳 인근 성범죄자 거주
"예방책 마련 위한 아낌없는 예산 필요"
거주지 의정부 확정…주민 불안 증폭
전국 학교 2곳 중 1곳 인근 성범죄자 거주
"예방책 마련 위한 아낌없는 예산 필요"
미성년자 11명을 연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김근식(54)의 출소가 임박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재범 확률이 높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론이 모이는 가운데,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아동·청소년 대상 상습 성범죄자에 대한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오는 17일 출소하는 김근식은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에 위치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하 공단) 경기북부 지부에서 거주하게 된다. 공단은 법무부 산하 갱생시설로, 출소자에게 숙식 제공, 직업 훈련 등 사회 복귀를 돕는다. 김근식의 거주 기간은 최대 2년이다.
출소 후 거주지가 확정되자 의정부 내 학부모들의 불안과 반발이 동시에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부터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합세해 '김근식 거주를 막아야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18살 딸을 둔 박 모(43) 씨는 기자와 만나 "고3이고 귀가 시간도 늦어질 텐데, 불안해서 딸 혼자 다니게 할 수 있겠냐"며 "같은 동네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 매일 데리러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8살 딸을 둔 이 모(38) 씨도 "(갱생시설) 주변에 학교가 얼마나 많은데 너무 불안하고 여기에 김근식을 머물게 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소름 돋는다"며 "집단행동이라도 해서 어떻게든 막아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의정부 맘카페에서도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 "딸 가진 엄마들은 운다", "항의해야겠다", "시청에 전화하려고요", "집회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등의 반응이 확인됐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출소 후 거주지가 확정된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장관에게 의정부 갱생시설 입소 지정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정부시 갑)도 "해당 시설 반경 2㎞ 이내에 7개의 초·중·고 학교들이 밀집된 지역"이라며 "의정부 도심지역의 5000여 명 어린 학생들 곁에 미성년 성범죄자를 둘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김근식은 출소 직후부터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전담 보호관찰관으로부터 24시간 관리·감독받게 된다. 또 등굣길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외출이 금지되며, 과거 범행 수법을 고려해 19세 미만 여성과의 접촉도 금지됐다.
또 주거지 반경 1㎞ 이내 지역을 '여성 안심 구역'으로 지정하고 기동순찰대나 경찰관기동대 등을 투입해 주변 순찰도 강화할 방침이다. 주거지 주변 방범초소도 설치하며, 김근식에게 여행 시 신고 의무도 부과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김근식 출소를 앞두고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전자감독 대상자 관리 감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법무부 특별보호관찰관과 유기적 관계를 구축하고 지방자치단체와도 협의해 폐쇄회로(CC)TV 등 범죄 예방 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대상자 주변을 집중적으로 순찰하면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유관 부처가 강력한 재범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심지어 여전히 전국 초·중·고등학교 2곳 중 1곳의 반경 1km 내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성범죄자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학교의 절반 이상에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등학교 1만2017개 중 학교 반경 1km 내 공개 대상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학교는 지난 9월 6일 기준 5911개(4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 전국 학교 2곳 중 1곳 인근에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의 경우 초·중·고 1324개 중 1km 인근에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학교는 1061개로 무려 80%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76%, 인천 69.2%, 대구 69.1% 순이다. 더욱이 성범죄자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학교 5911개 중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학교는 3915개로 66.2%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학생들의 안전 보호를 위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학교 아동, 청소년 성범죄 피해 예방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성범죄 위험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이 빈틈없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교육부, 여가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 간의 유기적인 공조 체계 구축과 예방책 마련을 위한 아낌없는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끊임없이 파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동, 청소년 대상 상습 성범죄자에 대한 가중 처벌 및 완전한 사회격리 등의 법, 제도 개선 역시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3년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돼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은 범죄자는 2018년 3219명, 2019년 2753명, 2020년 2607명으로 총 8579명에 달한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근절을 위한 여러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법조계 등에 따르면 오는 17일 출소하는 김근식은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에 위치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하 공단) 경기북부 지부에서 거주하게 된다. 공단은 법무부 산하 갱생시설로, 출소자에게 숙식 제공, 직업 훈련 등 사회 복귀를 돕는다. 김근식의 거주 기간은 최대 2년이다.
출소 후 거주지가 확정되자 의정부 내 학부모들의 불안과 반발이 동시에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부터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합세해 '김근식 거주를 막아야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18살 딸을 둔 박 모(43) 씨는 기자와 만나 "고3이고 귀가 시간도 늦어질 텐데, 불안해서 딸 혼자 다니게 할 수 있겠냐"며 "같은 동네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 매일 데리러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8살 딸을 둔 이 모(38) 씨도 "(갱생시설) 주변에 학교가 얼마나 많은데 너무 불안하고 여기에 김근식을 머물게 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소름 돋는다"며 "집단행동이라도 해서 어떻게든 막아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의정부 맘카페에서도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 "딸 가진 엄마들은 운다", "항의해야겠다", "시청에 전화하려고요", "집회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등의 반응이 확인됐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출소 후 거주지가 확정된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장관에게 의정부 갱생시설 입소 지정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정부시 갑)도 "해당 시설 반경 2㎞ 이내에 7개의 초·중·고 학교들이 밀집된 지역"이라며 "의정부 도심지역의 5000여 명 어린 학생들 곁에 미성년 성범죄자를 둘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김근식은 출소 직후부터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전담 보호관찰관으로부터 24시간 관리·감독받게 된다. 또 등굣길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외출이 금지되며, 과거 범행 수법을 고려해 19세 미만 여성과의 접촉도 금지됐다.
또 주거지 반경 1㎞ 이내 지역을 '여성 안심 구역'으로 지정하고 기동순찰대나 경찰관기동대 등을 투입해 주변 순찰도 강화할 방침이다. 주거지 주변 방범초소도 설치하며, 김근식에게 여행 시 신고 의무도 부과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김근식 출소를 앞두고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전자감독 대상자 관리 감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법무부 특별보호관찰관과 유기적 관계를 구축하고 지방자치단체와도 협의해 폐쇄회로(CC)TV 등 범죄 예방 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대상자 주변을 집중적으로 순찰하면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유관 부처가 강력한 재범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심지어 여전히 전국 초·중·고등학교 2곳 중 1곳의 반경 1km 내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성범죄자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학교의 절반 이상에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등학교 1만2017개 중 학교 반경 1km 내 공개 대상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학교는 지난 9월 6일 기준 5911개(4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 전국 학교 2곳 중 1곳 인근에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의 경우 초·중·고 1324개 중 1km 인근에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학교는 1061개로 무려 80%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76%, 인천 69.2%, 대구 69.1% 순이다. 더욱이 성범죄자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학교 5911개 중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학교는 3915개로 66.2%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학생들의 안전 보호를 위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학교 아동, 청소년 성범죄 피해 예방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성범죄 위험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이 빈틈없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교육부, 여가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 간의 유기적인 공조 체계 구축과 예방책 마련을 위한 아낌없는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끊임없이 파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동, 청소년 대상 상습 성범죄자에 대한 가중 처벌 및 완전한 사회격리 등의 법, 제도 개선 역시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3년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돼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은 범죄자는 2018년 3219명, 2019년 2753명, 2020년 2607명으로 총 8579명에 달한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근절을 위한 여러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