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설립 어렵다면 사전적으로 이민 예산 통합·관리 고려해야"
이민정책연구원장 "한쏘공 이민청, 단기간 내에 현실화 필요해"
"이번 정기국회 회기에서는 넘어갔지만, 한쏘공(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쏘아 올린 공)인 이민청이 잘 안착하기를 바랍니다.

어쨌든 단기간 내에 현실화가 필요합니다.

"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은 1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글로벌시대 한국의 국가 경쟁력과 이민정책 방향'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이민청 신설 관련 이슈에 대한 의견을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이민 정책의 수립 및 전달체계를 일원화하고 국내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추진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취임한 한 장관은 취임사에서 "이민청 설립 검토를 포함해 이민정책을 수준 높게 추진해 나갈 체제를 갖춰나가자"고 제안해 해묵은 과제였던 이민청 신설 논의가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힘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민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고 반대 의견이 여전히 많은 점 등을 고려해 추후 추진하기로 했다.

한 장관도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속도전의 문제가 아니라 정답을 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민청이 하반기 직제 개편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관해 밝히기도 했다.
이민정책연구원장 "한쏘공 이민청, 단기간 내에 현실화 필요해"
강 원장은 "당장 기구 설립이 어려우면 사전적으로 이민 관련 예산의 통합 및 관리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민청 설립의 법 제도적 타당성, 이론적 타당성, 현실적 타당성 등의 보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출입국관리법, 국적법, 재외동포법, 난민법,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등에 외국인과 동포 관련 법령이 얽혀 있고, 상호 연계성이 미흡하다며 "통합이민 관리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출입국 업무의 효율화 측면에서는 "이민 관련법, 이민정책 등 업무와 관련된 전문시험 과목을 공채 시험과목으로 도입해 업무의 효율화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이민자 유입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효과 분석 등을 위해서는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기초 자료가 필요하다"며 별도의 기구인 이민정보원 설립도 논의할 때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2020년 7월 범죄예방데이터과를 신설해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활용 업무를 하고 있지만, 공유가 잘 이뤄지지 않아 연구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초 데이터 확보 등이 어렵다는 게 강 원장의 생각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 간 협정에 따라 설립된 이민정책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이민정책 전문 연구기관으로, 법무부의 지원을 받는다.

이날 강연은 이민정책연구원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간 연구·교육 업무 협약을 기념해 마련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