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제 유가가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물가를 밀어 올린 것이다. 최근 1400원대 환율이 고착화하면서 고환율이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3.3%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4.1% 올랐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는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지난 7월(-2.6%)과 8월(-0.9%) 연속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달 환율이 뛰면서 3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9월 월평균 환율은 1391원59전으로 전월보다 5.5% 올랐다. 지난달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5.9% 내렸다. 환율 상승이 국제 유가 하락을 상쇄하며 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환율 상승이 없었다면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4% 낮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 유가가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석탄·석유 제품이 전월 대비 2.1% 내렸고, 컴퓨터·전자·광학기기(5.4%)와 농림수산품(4.0%) 등은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 가운데 천연가스(LNG)가 13.7% 뛰었다.

수입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 통상 수입물가는 1~3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은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며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근거로 제시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