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상륙작전에 사용된 히긴스 배.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상륙작전에 사용된 히긴스 배. /사진=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에서 침몰한 미군 함정이 79년 만에 미 캘리포니아 호수에서 발견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군용 차량을 수집하며 자원 소방관으로 일하는 제임스 던스던이 섀스타 호수에 2차 대전 군함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지난해 가을 배를 찾아 나섰다가 약 11m 길이의 군용 상륙정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상륙정을 배를 건조한 앤드루 잭슨 히긴스의 이름을 따 '히긴스 배'라고 불린다.

히긴스 배는 1943년 7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상륙작전에서 미군을 해변으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고, 미 산림청 소속 섀스타-트리니티 국유림은 이 배가 같은 해 가을 타라와섬 전투에도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타라와섬 전투는 미군이 당시 일본이 점령한 태평양 중부 길버트 제도를 침공한 전쟁이다.

이 배는 타라와섬 전투에서 침몰했고, 이후 인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산림청은 이 배가 어떻게 섀스타 호수 바닥까지 오게 됐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유령선'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섀스타 호수 바닥에서 발견된 2차대전 상륙정. /사진=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섀스타 호수 바닥에서 발견된 2차대전 상륙정. /사진=연합뉴스
올여름 미국 서부를 덮친 심각한 가뭄으로 호수 바닥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영원히 물속에 갇혔을 수도 있는 이 배의 경사로에는 미 해군 전함이라는 표시인 '31-17'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제럴드 마이어 네브래스카주 방위군 박물관 대표에 따르면 히긴스 배는 2차 대전 때 약 2만3000척이 건조됐고, 현재 20척 정도가 남아있다.

그러면서 그는 "2차 대전 후 개인이 정부로부터 이 배를 사들여 호수를 건너는 데 이용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또 벌목 회사나 정부 기관이 이 배를 운영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 배의 소유주나 침몰 경위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