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피치·S&P "한국 상황, 1997년과 달라…대외건전성 양호"
추경호, G20·IMFC 회의서 "통화긴축·건전재정 일관성 필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서 각국이 긴축 통화정책과 건전 재정정책의 일관성을 지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12∼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회의와 IMFC 회의에 참석해 이런 내용을 강조했다고 16일 기재부가 밝혔다.

G20 회의에서 추 부총리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책을 통해 성장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되 통화정책과의 일관성을 유지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화 긴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재정정책은 일부 목표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꾸려가되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통화·재정정책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회의에 참석한 회원국들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추 부총리는 또 원활한 노동 공급, 신속한 전쟁 종결, 다자무역체계 복원도 강조했다.

또 통화 긴축에 따른 자본이동 변동성과 국가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G20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취약국 부채 해결, 다자개발은행 대출 여력 확대에도 힘써야 제언했다.

추 부총리는 IMFC 회의에서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긴축 통화정책과 건전 재정기조 간 일관성을 확보하고 경기 회복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재정정책을 보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IMFC 의장성명서에도 포함됐다.

G20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인플레이션 대응과 식량·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방안, 저소득국 채무구제 등 취약국 안전망 확보에 대해 논의했다.

일관성 있는 가상자산 규제·감독을 위한 국제 협력 방안도 모색했다.

다만 세계 경제 악화 원인을 두고 회원국 간 이견이 있어 코뮤니케(합의문) 채택이 불발돼 의장국 요약문으로 대체됐다.

서방 국가들은 세계 경제 악화 이유로 전쟁을 지목하며 러시아를 비난했으며, 러시아는 다른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IMFC 회의 역시 러시아 전쟁 관련 문구를 두고 회원국이 의견 대립을 보여 공동선언문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고 의장성명서가 나왔다.

IMFC 회의에서 IMF 회원국들은 인플레이션 대응과 취약계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되 각국 여건을 고려해 국내 정책을 조정하기로 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회의 기간 무디스, 피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와 각각 면담했다.

기재부는 3대 신평사가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은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한국의 대외건전성에 대해 양호한 시각은 변화 없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3대 신평사는 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한국은 강한 회복력 때문에 다른 국가보다 그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우수한 경쟁력과 견조한 펀더멘탈(기초여건)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을 만나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원의 원활한 공급을 당부하고 핵심 광물 수급과 관련한 협력 강화 의지를 전했다.

추경호, G20·IMFC 회의서 "통화긴축·건전재정 일관성 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