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대관식' 20차 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 통해 기조 재확인
"집중통일영도" 통한 원톱강화 시사…"핵심기술 공방전서 이겨야"
시진핑 "무력사용 포기약속 절대안해" 강경 대만정책 '대못'(종합2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집권 3기를 여는 대관식 성격의 당 대회 개막식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 통일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앞으로 장기 집권의 명분으로 대만 통일 의지를 견지하고 관련 준비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미중 갈등과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 주석은 또 자신의 핵심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를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이 개혁·개방의 길을 견지하고, 민영경제를 흔들림 없이 지지할 것이라며 경제 정책 기조의 '좌우'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도 보였다.

◇ 3연임 앞둔 최고지도자, '대만 통일전쟁 불배제' 천명
시 주석은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약 1시간 44분 동안 행한 업무보고를 통해 '대만 통일 전쟁'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통일이라는 비전을 위해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을 견지하겠지만 무력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극소수의 대만 독립 분자, 그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이지 결코 광범위한 대만 동포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시 주석은 "국가통일, 민족부흥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고 또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들의 일이며, 중국인이 결정할 일"이라며 미국 등 외부의 개입에 반대했다.

이런 내용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일주일 뒤인 지난 8월 10일 국무원이 22년 만에 발간한 대만 백서에 대부분 명시된 것이다.

그러나 최고 권위의 정치행사에서 앞으로 최소 5년간 권좌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는 최고 지도자가 못을 박은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아울러 시 주석은 "전투 대비와 병력 훈련을 전면 강화해 인민군대의 싸워 이기는 능력을 제고"하고 "실전화한 군사훈련을 심도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며 패권주의에 반대하고, 대외 개방의 기본 국책을 견지할 것이며, 개발도상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무력사용 포기약속 절대안해" 강경 대만정책 '대못'(종합2보)
◇ '중국식 현대화' 강조하며 서방에 맞선 '마이웨이' 선언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를 전면 추진함으로써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식 현대화는 "전체 인민 공동부유의 현대화이자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상호 조화를 이루는 현대화"라고 부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본질적 요구사항과 관련해 ▲ 중국 공산당 영도 견지 ▲ 중국 특색 사회주의 견지 ▲ 높은 수준의 발전 실현 ▲ 전(全)과정 인민민주 발전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 실현 등을 거론했다.

중국식 현대화는 작년 7월 개최한 '중국 공산당과 전 세계 정당 지도자 정상회의' 때 시 주석이 기조 발언을 하면서 제시한 개념으로 이번에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공산당 일당 체제와 사회주의 견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식 현대화' 선언은 시 주석 체제 아래서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발전 경로와는 구별되는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로드맵도 제시했다.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2035년부터 21세기 중엽까지 중국을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건설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동시에 "향후 5년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전면적 건설을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집권 연장의 당위성을 은근히 강조했다.

이날 시 주석이 읽은 보고에는 '중국특색사회주의'가 28차례, '마르크스주의'가 14차례 각각 등장했다.

◇ 美 주도 반도체 디커플링에 '과학기술 자강'으로 대응
시 주석은 '미국'을 한차례도 거명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등 핵심 전략 기술 영역에서 대중국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시도하는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실현을 가속화하고, 국가전략상의 요구를 지향점 삼아 원천적·선도적 과학기술의 난관을 돌파하는데 역량을 결집하고, 관건적 핵심기술 공방전에서 결연히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략적 성격을 가진 국가 중대 과학기술 프로젝트 실시를 가속화하고, 자주적 혁신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공동부유 추진과 민영경제 보장 '병행' 강조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를 4차례 언급했다.

공동부유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제창한 선부론(先富論·일부가 먼저 부유해진 뒤 이를 확산한다)의 한계를 넘어 경제 발전의 수혜를 전 국민이 공유하자는 취지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균형성과 접근성을 강화해 공동부유를 견실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배제도 개선, 노동량에 비례한 분배, 근면한 노동을 통한 부의 축적 격려, 기회의 공정성 촉진, 중산층 확대, 취업 우선 정책 강화, 재산 축적 메커니즘의 규범화, 사회보장 시스템 보완 등을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민영 경제에 대한 지지 의사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하고 사회주의 기본경제 제도를 견지하고 보완하며 공유제 경제를 흔들림 없이 공고히 하고 발전시킬 것이며, 비 공유제(민영) 경제 발전을 흔들림 없이 장려, 지원,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 집중통일영도 강조…자신으로의 '원톱' 강화 시사
시 주석은 "우리는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견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중통일영도'는 전임 장쩌민, 후진타오 시기에 굳어진 집단지도체제와 결을 달리하는 것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최고지도자의 특별한 지위를 강조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시 주석은 이날 '민주집중제', '집체영도', '개인숭배 반대' 등과 같은 집단지도 체제와 연결되는 주요 표현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자신의 집권 3기가 열리면 '시진핑 원톱' 체제가 강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5년에 한 차례 열리는 당 대회는 9천671만 명이 넘는 중국 공산당원을 대표해 선출된 대표들이 새 중앙위원 200여 명과 중앙기율검사위원 등을 뽑고 당장(黨章·당헌) 개정안을 처리하는 최대 정치행사다.

폐막일인 22일 20기 당 중앙위원 명단이 공개되면 시 주석의 3연임이 사실상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3일 열릴 제20기 당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는 총서기가 선출되는 동시에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중앙정치국 새 구성원 면면이 공개됨으로써 시 주석 집권 3기가 공식적으로 닻을 올릴 전망이다.

시진핑 "무력사용 포기약속 절대안해" 강경 대만정책 '대못'(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