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로 본 '제2 외환위기설' 실체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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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S 금리 상승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위기 수준에 따라
'경고 1~4단계' 구분
현재 한국은 2~3단계
'뉴노멀 리스크'는
사후 대책 의미없어
미리 징후 포착해야
실제 위기때 비용 줄여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위기 수준에 따라
'경고 1~4단계' 구분
현재 한국은 2~3단계
'뉴노멀 리스크'는
사후 대책 의미없어
미리 징후 포착해야
실제 위기때 비용 줄여
지난 3년 동안의 한국 경제는 ‘뉴노멀’로 요약된다. 종전의 이론과 규범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듯이 뉴노멀 리스크는 처음 접하는 것이어서 테일 리스크로 분류된다. 검증된 대책이 없다 보니 곧바로 위기설로 직결되는 ‘미첼의 함정’에 걸린다.
미국의 저명한 예측론자인 웨슬리 미첼은 “그릇된 낙관론이 위기에 봉착하면 흔적 없이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태어난 그릇된 비관론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탄생한 오류는 신생아가 아니라 거인의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과거 낙관론에 젖어있었던 사람들은 쉽게 비관론에 빠져든다”고 지적했다.
뉴노멀 리스크의 경우 사후 대책은 큰 의미가 없다. 발생 전에 징후를 포착해야 경제주체들의 사전 준비가 가능하고 위기 발생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돌고 있는 ‘제2 외환위기설’처럼 내외부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위기설이 제기되는 국가일수록 그렇게 해야 한다. 이런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 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 등이 발생국의 사례를 토대로 실증 분석한 외환위기 전염 경로를 보면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된다. 우선 위기 징후가 가장 빨리 포착되는 것은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다. CDS 금리가 장기 평균치에서 표준편차의 두 배 이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면 외국인 자금의 순유입세는 줄고, 위기 발생국의 통화 가치는 변동성이 커지거나 절하 단계에 들어간다.
상황이 더 악화해 CDS 금리가 장기 평균치에서 표준편차의 네 배 이상으로 급등하면 외국인 자금의 순유입세는 갑자기 멈추고 이탈 단계에 들어간다. 곧바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위기 발생국의 통화 가치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정책당국의 외환시장 구두 개입과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논의가 이뤄진다.
이때부터 외환위기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위기 발생국의 통화 가치 절하 폭이 25% 이상 확대돼 위기 발생 연도의 절하율이 직전 연도보다 10%포인트 웃돌면 외환보유액을 풀기 시작하고 실물경기는 침체 국면에 들어간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긴급 구제금융 지원이 결정되면 CDS 금리부터 하락 국면에 들어간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초래한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실물경기는 더 침체하고 해당국 국민이 고통을 겪는 기간은 길게 지속된다.
위기 발생의 공통 경로를 토대로 아래와 같이 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를 운영할 수 있다. CDS 금리 등 각종 위기 지표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거짓 신호’ 여부와 관계없이 ‘경고Ⅰ’(파란불) 단계로 볼 수 있다. 이후 △CDS 금리가 장기 평균치에서 표준편차의 두 배로 급등하고 △외국인 자금 순유입세가 줄어들면서 환율 변동이 심하거나 상승세를 보이면 ‘경고Ⅱ’(파란불→노란불) 단계로 넘어간다. 상황이 더 악화해 △CDS 금리가 장기 평균치에서 표준편차의 네 배로 급등하고 △외국인 순유입 규모가 장기 평균치에서 두 배 이상 감소하거나 곧바로 순유출세로 바뀌고 △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서면 ‘경고Ⅲ’(노란불→주황불) 단계로 진입한다. 이후 △통화 절하폭이 직전 연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확대되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경고Ⅳ’(주황불→빨간불) 단계로 넘어간다.
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로 볼 때 통상 경고Ⅲ 단계에 가서야 국민이 위기감을 느낀다. 이 때문에 늦어도 경고Ⅱ 단계에서 이를 알아낼 수 있다면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CDS 금리 상승, 외국인 자금 이탈, 무역수지 적자 확대, 원화 가치 절하율, 외환보유액 감소 등을 종합해 보면 현재 한국의 위치는 경고Ⅱ와 경고Ⅲ 단계의 중간 지점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는 예비적인 성격이 강하다. 위기가 발생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고, 위기 극복 이후에도 오랫동안 낙인효과가 따르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마련하더라도 신속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만큼 최근 나돌고 있는 제2 외환위기설을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거나, 전혀 없다고 하기보다는 국민에게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고 협조를 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다.
미국의 저명한 예측론자인 웨슬리 미첼은 “그릇된 낙관론이 위기에 봉착하면 흔적 없이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태어난 그릇된 비관론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탄생한 오류는 신생아가 아니라 거인의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과거 낙관론에 젖어있었던 사람들은 쉽게 비관론에 빠져든다”고 지적했다.
뉴노멀 리스크의 경우 사후 대책은 큰 의미가 없다. 발생 전에 징후를 포착해야 경제주체들의 사전 준비가 가능하고 위기 발생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돌고 있는 ‘제2 외환위기설’처럼 내외부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위기설이 제기되는 국가일수록 그렇게 해야 한다. 이런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 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 등이 발생국의 사례를 토대로 실증 분석한 외환위기 전염 경로를 보면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된다. 우선 위기 징후가 가장 빨리 포착되는 것은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다. CDS 금리가 장기 평균치에서 표준편차의 두 배 이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면 외국인 자금의 순유입세는 줄고, 위기 발생국의 통화 가치는 변동성이 커지거나 절하 단계에 들어간다.
상황이 더 악화해 CDS 금리가 장기 평균치에서 표준편차의 네 배 이상으로 급등하면 외국인 자금의 순유입세는 갑자기 멈추고 이탈 단계에 들어간다. 곧바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위기 발생국의 통화 가치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정책당국의 외환시장 구두 개입과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논의가 이뤄진다.
이때부터 외환위기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위기 발생국의 통화 가치 절하 폭이 25% 이상 확대돼 위기 발생 연도의 절하율이 직전 연도보다 10%포인트 웃돌면 외환보유액을 풀기 시작하고 실물경기는 침체 국면에 들어간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긴급 구제금융 지원이 결정되면 CDS 금리부터 하락 국면에 들어간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초래한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실물경기는 더 침체하고 해당국 국민이 고통을 겪는 기간은 길게 지속된다.
위기 발생의 공통 경로를 토대로 아래와 같이 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를 운영할 수 있다. CDS 금리 등 각종 위기 지표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거짓 신호’ 여부와 관계없이 ‘경고Ⅰ’(파란불) 단계로 볼 수 있다. 이후 △CDS 금리가 장기 평균치에서 표준편차의 두 배로 급등하고 △외국인 자금 순유입세가 줄어들면서 환율 변동이 심하거나 상승세를 보이면 ‘경고Ⅱ’(파란불→노란불) 단계로 넘어간다. 상황이 더 악화해 △CDS 금리가 장기 평균치에서 표준편차의 네 배로 급등하고 △외국인 순유입 규모가 장기 평균치에서 두 배 이상 감소하거나 곧바로 순유출세로 바뀌고 △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서면 ‘경고Ⅲ’(노란불→주황불) 단계로 진입한다. 이후 △통화 절하폭이 직전 연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확대되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경고Ⅳ’(주황불→빨간불) 단계로 넘어간다.
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로 볼 때 통상 경고Ⅲ 단계에 가서야 국민이 위기감을 느낀다. 이 때문에 늦어도 경고Ⅱ 단계에서 이를 알아낼 수 있다면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CDS 금리 상승, 외국인 자금 이탈, 무역수지 적자 확대, 원화 가치 절하율, 외환보유액 감소 등을 종합해 보면 현재 한국의 위치는 경고Ⅱ와 경고Ⅲ 단계의 중간 지점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조기경보 신호등 체계는 예비적인 성격이 강하다. 위기가 발생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고, 위기 극복 이후에도 오랫동안 낙인효과가 따르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마련하더라도 신속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만큼 최근 나돌고 있는 제2 외환위기설을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거나, 전혀 없다고 하기보다는 국민에게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고 협조를 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