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원투 펀치’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인데, 어떻게 놓치겠어요. 어제(15일)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을 보고, 블랙핑크 만나러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16일 저녁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만난 20대 미국 여성은 들뜬 모습이었다. “어제 잠을 거의 못 잤는데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는 그는 온몸을 검은색과 핑크색으로 휘감았다.

이날 공연은 블랙핑크가 4년 만에 국내에서 연 대면 콘서트인 ‘본(born)핑크 서울’의 이틀째 공연. 15일과 16일에 열린 공연에는 2만여 명의 국내외 팬이 몰렸다. 지난달 K팝 걸그룹 최초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2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명성 그대로였다.

눈에 띄는 것은 공연장을 찾은 ‘블링크’(블랙핑크 팬덤명)의 90%가량이 여성이란 점이었다.

강렬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멤버 4명은 ‘하우 유 라이크 댓’으로 막을 올렸다. ‘휘파람’ ‘킬 디스 러브’ ‘불장난’ 등 히트곡 퍼레이드가 뒤를 이었다. 멤버 제니의 미공개곡 ‘아이 러브 유 앤드 미’ 등 솔로 무대도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신곡 ‘핑크 베놈’이었다. 지난달 16일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24시간 만에 전 세계 여성 아티스트 유튜브 조회수 최고기록(9040만 뷰)을 새로 쓴 바로 그 곡이다.

블랙핑크는 2시간 공연 후 앙코르곡으로 ‘붐바야’ ‘마지막처럼’ 등 4곡까지 총 24곡으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을 만든 제작진이 무대를 꾸몄다”고 했다.

서울 공연을 끝낸 블랙핑크의 다음 행선지는 미국이다. 오는 25일 댈러스를 시작으로 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14회 공연을 마친 뒤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다.

YG는 이번 월드투어를 함께할 관객이 1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