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8월 처음으로 연 ‘현대 비전 콘퍼런스’.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지난 8월 처음으로 연 ‘현대 비전 콘퍼런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기아가 미래차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인턴, 신입사원, 해외 인재 등으로 채용 방식을 다양화한 데 이어 국내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지원하는 ‘H-모빌리티 클래스’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최근엔 해외 우수대학의 박사과정 인재를 초청해 미래차 분야 인재 채용을 위한 글로벌 행사를 열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2019년부터 일반직·연구직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정기 공개채용에서 직무 중심의 상시 공개채용으로 전환했다. 상·하반기 각 1회로 고정된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미래 산업환경에 맞는 융합형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부문별로 인력을 연중 상시 채용해 이런 문제를 최소화했다. 지원자들도 관심 있는 직무 중심으로 필요 역량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업에서 직접 채용을 진행해 지원자가 직무에 대한 세부 정보와 필요 역량을 더 상세하게 알 수 있다. 또 지원자가 희망하는 직무에 상관없는 불필요한 ‘스펙’을 쌓는 대신 해당 분야에 맞는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부터 ‘예측할 수 있는 상시 채용’을 하고 있다. 홀수월 1일마다 부문별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현대차 채용 페이지에 일괄 게시한다. 기아는 하반기 채용을 9월로 시작 시점을 통일해 일괄 채용 중이며, 상반기 채용 땐 기존 월별 상시 채용을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융합기술과 새로운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런 시장 환경에서는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조직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8월에는 처음으로 해외 우수대학 박사과정 인재를 대상으로 한 ‘현대 비전 콘퍼런스’를 열었다. 해외 대학 박사과정 인재들을 국내로 초청해 실시한 글로벌 채용행사다. 총 12개국의 북미·유럽 우수 대학의 미래 핵심 기술 분야 박사과정 인재와 해당 분야 현대차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보틱스, 친환경 분야가 대상이다. 현대차는 북미 주요 대학을 방문해 설명회와 직무상담도 진행했다.

현대차는 차량 전동화 및 자율주행차 분야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H-모빌리티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차량 전동화,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H-모빌리티 클래스’ 심화 과정을 수강하는 교육생 중 우수 학습자는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의 관련 직무 분야에 입사 지원 서류전형을 면제받는다. 현대차는 2022년 상반기 프로그램 참가자로 차량 전동화 분야 350명, 자율주행 분야 350명 등 이공계 대학생 및 대학원생 700명을 선발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