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최고의 자원"…시진핑, 미국 압박 속 기술자립 강조
"교육, 기술, 인재가 중국의 현대화를 근본적이고 전략적으로 지원한다.

기술이 최고의 생산력이고 인재가 최고의 자원이며 혁신이 최고의 추동력임을 견지해야 한다.

"
이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식 직후 당국이 배포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업무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이다.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의 '과학기술 굴기'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략적 중요 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 필요성을 역설한 부분이다.

보고서는 "중국은 기술 혁신 체계를 완벽하게 해야 하며 사회주의 현대화 전반에 걸쳐 혁신의 핵심적 지위를 견지하며 혁신이 개발을 이끄는 전략의 이행을 가속하고 선도적인 원천 기술에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추진력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인재와 혁신을 위한 글로벌 허브가 되기 위한 추진을 가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교육을 우선시하고 최고 혁신 인재 육성에 집중하며 중국에 기여할 글로벌 인재를 모집할 것"이라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시 주석의 해당 업무보고서는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규제와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며 "중국의 인재 확보 전략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속 대만과 싱가포르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도전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한 당 대회 개막식 연설에서는 업무보고서의 요약본을 낭독했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을 한차례도 거명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등 핵심 전략 기술 영역에서 대중국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시도하는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실현을 가속화하고, 국가전략상의 요구를 지향점 삼아 원천적·선도적 과학기술의 난관을 돌파하는 데 역량을 결집하며, 핵심기술 공방전에서 결연히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된 업무보고서 전문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재가 최고의 자원"이며 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광둥성 싱크탱크 '광둥체제 개혁연구회'의 펑펑 회장은 SCMP에 "시 주석 업무보고서에서 기술과 혁신을 강조한 것은 필요성과 시급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 파워하우스가 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피할 수 없다"며 "그렇기에 과학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게 필수적이고 미국이 규제하는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며 과학과 기술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적재산권 보호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칭화 국가전략연구소의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 심화 속 인재 선발과 유지 체계의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온다"며 "미중 경쟁은 무역 전쟁에서 시작됐지만 곧 기술 전쟁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인재 전쟁에서의 승리만이 장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애널리스트인 닐 토머스는 블룸버그 통신에 "당 대회 업무보고서가 과학과 교육에 새로이 초점을 맞춘 것은 시 주석이 중국의 경제 문제와 서방 기술 의존에 대한 해결책으로 혁신에 얼마만큼 걸었는지를 반영한다"며 "이는 최고로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넷웨스트마켓츠의 페이첸 류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기술과 혁신에 많은 강조를 했다는 것은 중국 초점이 단순히 금융 위험과 부채를 줄이는 데서 첨단 기술과 혁신 개발에 자원을 쏟아붓는 방향으로 옮겨갈 것임을 의미한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