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32·미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으로 운영되는 LIV골프에서 첫 승을 올리며 68억원의 '잭팟'을 터트렸다.

켑카는 1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LIV 골프 시리즈 7차전에서 3차 연장전 끝에 피터 율라인(미국)을 꺾고 LIV 골프 이적 후 첫 승을 올렸다. 이날 최종라운드에서 켑카는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198타를 쳤다. 율하인과 공동선두개인전 우승상금은 400만달러(약 57억5000만원). 여기에 동생 체이스 켑카, 율라인, 제이슨 코크랙(미국)과 함께 단체전 우승도 차지해 75만 달러를 추가로 챙겼다. 이 대회에서만 475만 달러(약 68억 4000만원)를 번 셈이다.

켑카는 이날 율라인을 1타차로 추격하다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어진 3번의 연장전 끝에 켑카가 먼저 버디를 잡으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켑카가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202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2월) 제패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켑카는 US오픈(2016·2017)과 PGA 챔피언십(2018·2019)을 각각 2연패하며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투어 통산 8승을 거둔 그는 지난 6월 US오픈을 마치고 LIV 골프에 합류했다.

이번 대회는 LIV골프의 시즌 최종전이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함에 따라 켑카는 LIV골프 시즌 순위에서 2위에 오르며 보너스 800만 달러도 챙기게 됐다. 시즌 챔피언은 더스틴 존슨(미국)이 일찌감치 확정한 상태다. 챔피언 보너스는 1800만달러다. LIV골프는 이제 다음주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즌을 마감하는 팀 챔피언십만 남겨두고 있다.

LIV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은 여전히 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상태다. 이를 두고 켑카는 우승소감과 함께 "시즌 종료후 쉬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매체에서는 켑카에 대해 "가족과 많은 시간을 갖고 싶어 LIV골프로 떠난다는 선수들이 할 말은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켑카를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54홀 샷건방식으로 1~2달에 한번 대회가 열리는 LIV골프로 이적하면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고 밝힌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