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음성 인식이 안되지?"…현대차도 카카오 먹통에 '불똥' [김일규의 네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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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주요 차종 음성인식 기능 먹통
최근 5년 카카오i 적용 늘렸다가 화 입어
"커넥티드카 첫 번째 조건은 안정성"
최근 5년 카카오i 적용 늘렸다가 화 입어
"커넥티드카 첫 번째 조건은 안정성"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 주말 기아 K7을 운전해 가족들과 나들이를 가다가 평소와 다른 차량 반응을 겪었다. 운전대에 있는 '음성 인식' 버튼을 눌러 목적지를 말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잠시 뒤 돌아온 대답은 "카카오 서버 응답이 없다"는 말뿐이었다.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서비스 먹통 탓이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카카오가 멈추면서 현대차·기아의 주요 차종이 '음성 인식' 기능 장애를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커넥티드 서비스 관련, 카카오와 협력을 늘렸다가 화를 입은 것이다. 음성 인식이 안된다고 해서 차량 운행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내세운 만큼 안정성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음성으로 간편하게 원하는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는 '서버형 음성 인식' 기술을 카카오와 공동 개발해 2017년 제네시스 G70에 처음 적용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i' 기술을 탑재한 것이다. 이후 2018년형 그랜저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매년 출시하는 신차마다 이 기능을 달았다. 2019년부터는 서비스를 더 고도화했다. 신형 쏘나타에 '음성 인식 대화형 비서' 서비스를 최초 적용했다. 운전자가 "주요 뉴스 알려줘"라고 말하면 차량이 뉴스 브리핑을 하는 식이다. 날씨, 영화 및 TV 정보, 주가 정보, 일반 상식, 스포츠 경기, 외국어 번역, 환율, 오늘의 운세까지 대답해 준다.
기존 길안내 서비스도 자연어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 했다. 기존에는 “길안내 현대차 본사” 등으로 명령해야 인식이 가능했지만, “현대차 본사로 가자”라고 말해도 명령을 알아듣고 최적의 코스로 안내를 시작한다. 음성 명령을 통한 공조장치 제어도 가능하게 했다. “히터 켜줘” 등 간단한 명령은 물론 “바람 세게” 같이 대화하듯 얘기해도 그에 맞춰 공조장치를 조작해 준다.
현대차그룹이 음성 인식을 통해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에 공을 들인 것은 미래 커넥티드카가 제공하는 방대한 콘텐츠를 운전자가 주행 중 손쉽게 활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차량의 모든 장치들을 언어로도 안전하게 제어하고 궁극적으로 차가 개인 집무실,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엔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음악 정보 검색 서비스사를 카카오i와 멜론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화재 한 번에 카카오가 멈추고, 현대차·기아의 음성 인식 기능마저 장애를 일으킨 것은 커넥티드카가 갖춰야 할 첫 번째 조건이 '안정성'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모든 신차에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2025년까지 연식 변경 차량 등을 포함해 모두 SDV로 전환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이 올해 1000만 대에서 2025년 2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도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2000만 대의 차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사태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카카오가 멈추면서 현대차·기아의 주요 차종이 '음성 인식' 기능 장애를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커넥티드 서비스 관련, 카카오와 협력을 늘렸다가 화를 입은 것이다. 음성 인식이 안된다고 해서 차량 운행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내세운 만큼 안정성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음성으로 간편하게 원하는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는 '서버형 음성 인식' 기술을 카카오와 공동 개발해 2017년 제네시스 G70에 처음 적용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i' 기술을 탑재한 것이다. 이후 2018년형 그랜저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매년 출시하는 신차마다 이 기능을 달았다. 2019년부터는 서비스를 더 고도화했다. 신형 쏘나타에 '음성 인식 대화형 비서' 서비스를 최초 적용했다. 운전자가 "주요 뉴스 알려줘"라고 말하면 차량이 뉴스 브리핑을 하는 식이다. 날씨, 영화 및 TV 정보, 주가 정보, 일반 상식, 스포츠 경기, 외국어 번역, 환율, 오늘의 운세까지 대답해 준다.
기존 길안내 서비스도 자연어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 했다. 기존에는 “길안내 현대차 본사” 등으로 명령해야 인식이 가능했지만, “현대차 본사로 가자”라고 말해도 명령을 알아듣고 최적의 코스로 안내를 시작한다. 음성 명령을 통한 공조장치 제어도 가능하게 했다. “히터 켜줘” 등 간단한 명령은 물론 “바람 세게” 같이 대화하듯 얘기해도 그에 맞춰 공조장치를 조작해 준다.
현대차그룹이 음성 인식을 통해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에 공을 들인 것은 미래 커넥티드카가 제공하는 방대한 콘텐츠를 운전자가 주행 중 손쉽게 활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차량의 모든 장치들을 언어로도 안전하게 제어하고 궁극적으로 차가 개인 집무실,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엔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음악 정보 검색 서비스사를 카카오i와 멜론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화재 한 번에 카카오가 멈추고, 현대차·기아의 음성 인식 기능마저 장애를 일으킨 것은 커넥티드카가 갖춰야 할 첫 번째 조건이 '안정성'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모든 신차에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2025년까지 연식 변경 차량 등을 포함해 모두 SDV로 전환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이 올해 1000만 대에서 2025년 2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도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2000만 대의 차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사태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