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학교, 창업 비영리단체 파이어사이드와 공동 기획
김인순 이사장 "코딩은 미래를 살아갈 때 가장 기본"
'스타트업 멘토링' 다문화 학생들 "넓은 세상 신기해"
책상 위에는 비닐봉지에 든 식빵과 딸기잼이 놓여 있다.

마스크를 쓴 직원은 지시를 기다린다.

참가자들은 직원이 식빵 두 장 사이에 잼을 발라 먹을 수 있도록 순서에 따라 정교하게 지시를 내려야 한다.

17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코딩 교육 스타트업 팀스파르타 사무실에서는 색다른 진로 탐방 행사가 열렸다.

중학생들에게 컴퓨터와 코딩에 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 위해 회사 측이 준비한 실습 활동의 일환이었다.

가수 인순이(김인순)가 강원 홍천에 세운 다문화학교인 해밀학교 학생 51명은 이날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지 못한 외부 진로 탐방 행사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식빵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에 잼을 바르게 하고 봉지를 뜯는 순서를 빠뜨려 미션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체험을 통해 코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학교 2학년생인 김예나(14) 양은 "학교에서 배웠던 것과 달리 좀 더 넓은 세상에 관해 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제 의지로 실습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년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박서현(15) 양은 "스타트업에 대해 잘 몰랐는데 오늘 멘토링 행사를 통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며 "코딩에 관해서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멘토링' 다문화 학생들 "넓은 세상 신기해"
김인순 해밀학교 이사장은 "아이들이 미래 세계를 살아갈 때 제일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몇 년 전부터 코딩 수업을 하고 있다"며 "오늘 이 시간이 아이들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이 코딩에 대해 생각하고 작게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컴퓨터를 잘하지 못하지만, 저도 코딩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저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제 배워야겠다.

제가 모르면 좀 가르쳐달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네"라며 입을 모았다.

팀스파르타 공동 창업자인 신지원 이사가 누적 수강생 28만 명,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기까지 회사가 걸어온 길에 관해 설명하자 학생들은 신기한 듯 진지한 태도로 경청했다.

신 이사가 "하루하루를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타트업의 성공과 공부를 연결해 이야기하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행사는 창업 관련 비영리단체 파이어사이드(Fireside)와 해밀학교가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제로 투 원'(Zero to one·무에서 유)이라는 도전정신을 지닌 창업가를 만나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함께 기획했다.

학생들은 사회인 창업가 이외에 대학생 창업가와 사회 환원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 등도 만나 강연을 듣고 현장을 견학했다.

'스타트업 멘토링' 다문화 학생들 "넓은 세상 신기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