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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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카카오뱅크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시중은행들의 데이터 관리 및 대응계획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내부적으로 비상대응계획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화재 발생시 비상대응계획 등을 재점검하고 있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초래한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을 계기로 금융감독원이 전체 금융회사에 대해 전산센터 화재에 대비한 비상대응계획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일각에서 카카오뱅크에 대해 제기되는 뱅크런까지 진행되진 않겠지만 금융서비스업에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며 "은행들 내부에서도 비상대응계획 점검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금융회사에 비상대응계획 지시

국내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지침으로 전한 비즈니스 컨틴전시 플랜(Business Contigency Plan)에 따라 데이터 센터를 이원화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전산센터와 비상시를 대비한 보조센터를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다. 주전산 데이터센터에 저장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조센터에 백업해 놓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정상적인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

지침에 따라 주전산센터와 보조센터의 거리는 30km를 넘지 않으며, 모든 은행들은 매년 1회 이상 재해 복구 훈련을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주전산센터를 김포에, 보조센터를 서울 여의도에 운영하고 있다. 전산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금융전산 재난 현장 조치 행동메뉴얼'을 바탕으로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컨틴전시플랜(비상대책)을 가동해 상황 종료시까지 운영한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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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서울 상암에 주 전산센터가 있고 분당 정자동에 백업센터를 두고 있다. 재해 대비 훈련을 매년 1회 이상 실시하는 데,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 1회씩 실시 및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인천 청라에 주전산센터가 위치해 있고 경기도 분당에 보조센터를 두고 있다. 신한은행의 주전산센터는 용인 죽전에 있고 보조센터는 경기도 일산에 있다. 주 전산센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네트워크를 전환해 보조센터가 주 전산센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중 구축이 되어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고객 서비스는 재해 선언후 3시간 이내 전환 운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화재·전쟁 대비할 시스템 있지만…금융권 전산장애 아쉬워

은행들은 화재 뿐 아니라 전쟁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해도 금융 거래가 최대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매뉴얼도 구비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은 전쟁이 발생할 경우 즉시 비상대책반이 구성되며, 영업점·대고객 업무·시설물 관리·직원 및 직원 가족 등에 대한 단계별 대응을 진행한다. 현금 및 중요 증서, 채권, 전산 등 분야별 대응 절차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또다른 은행은 부서별로 비상대책 관련 요원들이 1~2명씩 지정돼 있어 전시 상황에 각자가 본부의 부서 역할을 맡는다. 전쟁이 발생할 경우 미리 정해놓은 경기도 모 처의 장소로 이동한 뒤, 금융거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산 등 시스템을 비상 가동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센터가 폭발하지 않고 전시 기간에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금융거래가 정상 작동될 수 있도록 은행별로 비상계획이 짜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비상상황에 대비한 신속한 대응방침을 갖추고 있지만 금융권 전산장애가 매년 반복되고 증가하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업권에서 발생한 전산장애는 총 781건에 달했다. 피해 추정액은 확인 가능한 금액만 346억원 이상이었다.

전산장애 발생 규모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96건, 2020년 198건, 지난해 228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159건이 발생했다. 전산장애가 가장 많은 금융업권은 은행으로 총 275건이 발생해 35.2% 비중을 차지했다.

회사별로 보면 케이뱅크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은 32건이었다. 이번 화재로 일부 서비스 장애가 나타났던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까지 27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토스뱅크 17건 ▲하나은행 16건 ▲국민은행 15건 ▲수협은행 14건 ▲우리은행 14건 ▲씨티은행 12건 ▲농협은행 6건 등의 순이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