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발신 장애 이후 58시간째
접속 아예 불가…우회 수신도 안 돼
18일 IT업계에 따르면 다음메일 서비스는 아직 복구 절차를 밟고 있다. 다음메일은 담당자 명의 공지를 통해 "메일 서비스 접속이 불가하고, 메일 수발신도 불가한 상태"라며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발생한 장애에 대해 시스템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카카오 계열 대부분 서비스는 접속은 복구됐고, 이용 속도가 느리거나 일부 기능이 제한된 정도다. 반면 다음메일은 이용자가 접속을 하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
이용자들이 구글 메일(G메일), 네이버메일 등 외부 계정을 활용해 메일을 우회 수신할 수도 없다. 외부 서비스에서 다음 메일 서버에 접속이 되지 않는 상태라 '메일 가져오기' 기능을 쓸 수 없어서다.
해외 기업·고용주 등 외부 파트너들과 다음메일을 통해 소통해 온 기업과 프리랜서 등의 손해가 상당할 전망이다. 이용자 입장에선 메일이 온지 안온지조차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물류포워딩 기업 직장인 방 모씨는 "회사 대표 메일 계정을 다음메일로 쓰고 있는데 업무에 상당한 차질을 겪고 있다"며 "견적 논의를 하던 중 파트너사와 소통이 끊겼는데, 해당 거래처 메일 주소나 전화번호 등 컨택 포인트를 별도로 적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메일로 메일을 보낼 수 없다해도 접속만이라도 되면 데이터를 확인해 다른 메일 계정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확인 자체가 막혀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플랫폼에 글 기고를 하는 프리랜서 신 모씨는 고용주와의 비용 처리가 늦어져 불편을 겪었다. 글을 작성한 뒤 인보이스(서비스에 대한 청구 영수증)를 보내 해외로부터 송금을 받으면 돈을 받았다는 영수증을 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메일 소통이 뚝 끊겨서다.
그는 "메일이 계속 반송되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한 고용주 측에서 국제전화를 걸어와 오해를 풀었다"며 "자칫하면 그냥 일을 받고 잠수를 탄 사람으로 보일 뻔 했다"고 했다.
다음메일은 기업과 정부기관 등도 이용 사례가 많은 서비스다. 199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관성적으로 같은 계정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정부 행정안전부는 앞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다음메일 계정에 접속할 수 없게 되자 먼저 복구된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해 보도자료 첨부파일을 공유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이날 중 다음 메일 서비스를 복구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는 "오전 9시 기준 다음메일을 복구하고 있다"며 "데이터의 양과 복잡도, 복구 장비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메일과 톡 채널 등 핵심 서비스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