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4억어치 팔렸다…너도나도 눈독 들이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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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대기업, 향수 사업 키운다
한 병에 20만원 넘는 향수에 MZ세대 지갑 열어
한 병에 20만원 넘는 향수에 MZ세대 지갑 열어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 소개글을 '향수 판매원(Perfume Salesman)'으로 바꿨다. 스페이스X 자회사 보링컴퍼니를 통해 '번트 헤어'(Burnt Hair)란 남성용 향수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한 병당 100달러(약 14만원)인 향수는 판매 시작 채 하루도 안 돼 100만달러어치(약 14억2400만원)가 팔렸다. 과거 테킬라, 반바지 등 굿즈(상품)를 선보이며 화제를 낳은 그가 이번에는 향수를 택했다.
# 국내에서도 최근 다올저축은행이 돈 향기를 콘셉트로 한 향수 '머니퍼퓸'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홍보하기 위해 선보인 향수로 지폐 성분을 분석, 지폐향을 구현한 향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광고영상 3개는 한 달여 만에 조회수 약 1000만회를 기록했다.
'액체 보석'이라 불리는 향수가 화제성을 위해 마케팅 수단이 된 사례다. 고급 화장품군인 향수는 브랜드 이미지를 담기 좋다. 자기 취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MZ(밀레니얼+Z)세대가 유통가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향수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패션 기업들도 잇따라 향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통상 향수는 화장품 중에서도 가장 이익률이 높은 상품군으로 꼽힌다. 향기의 특성상 소비자가 많은 관심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선택하는 고관여 제품이지만 대신 높은 가격대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주요 패션대기업 중 향수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한 병에 20만원대가 넘는 고가 향수 브랜드 '니치 향수' 대표주자들을 국내에 선보였다. 2014년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에 이어 2017년 '딥디크'를 들여와 현재 9개에 달하는 니치 향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서울 가로수길에 전 세계 최대 규모 딥티크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조만간 바이레도의 두 번째 단독 매장 '바이레도 가로수길 뷰티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과 LF도 최근 향수 시장에 진입했다.
한섬은 올해 5월 프랑스 향수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열었다. 연내 서울 지역 주요 백화점에 10여 개 매장을 개점해 향수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리퀴드 퍼퓸바는 2013년 프랑스 향수 유통·수출 전문가 다비드 프로사드와 유명 공병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가 공동 창업해 프랑스 파리 봉마르셰 백화점에 입점한 향수 편집숍이다. '비디케이', '퍼퓸 프라팡'과 '어비어스' 등 10여 개 브랜드 니치 향수·캔들(향초) 200여 품목을 판매한다.
앞서 2016년 프랑스 니치 향수 '불리 1803'을 국내에 선보인 LF는 올해 니치 향수 편집숍 '조보이'로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섰다. 올해 2월 유통 판권을 확보해 4월 온라인쇼핑몰인 LF몰에서 선보였다.
일례로 대표적 니치 향수 딥티크와 바이레도의 구매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은 각 70% 이상을 차지한다.
MZ세대 구매력이 커지면서 국내 향수 시장은 실제로 고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13년 4400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2019년 6000억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화장품 시장이 타격을 입었으나 향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67억원으로 규모를 한층 키웠다.
특히 고가의 니치 향수 비중이 전체의 90% 이상으로 높았다. 국내 니치 향수 시장 규모는 2019년 5270억원에서 지난해 6250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올해(9월 말 기준) 해당 기업의 니치 향수 브랜드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가심비'와 '작은 사치' 문화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향수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화장품기업 로레알그룹의 올해 상반기 향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급증했다. 기초화장품(증가율 11%), 색조 화장품(11%)과 비교하면 3배를 웃도는 수준의 성장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니치 향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중적 일반 향수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가공되지 않은 자연 유래 향료와 희소성, 고급스러움으로 '남들과 다른 나만의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액체 보석'이라 불리는 향수가 화제성을 위해 마케팅 수단이 된 사례다. 고급 화장품군인 향수는 브랜드 이미지를 담기 좋다. 자기 취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MZ(밀레니얼+Z)세대가 유통가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향수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패션 기업들도 잇따라 향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부터 한섬까지…패션기업, 향수를 탐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최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고가 상품군인 향수 사업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통상 향수는 화장품 중에서도 가장 이익률이 높은 상품군으로 꼽힌다. 향기의 특성상 소비자가 많은 관심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선택하는 고관여 제품이지만 대신 높은 가격대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주요 패션대기업 중 향수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한 병에 20만원대가 넘는 고가 향수 브랜드 '니치 향수' 대표주자들을 국내에 선보였다. 2014년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에 이어 2017년 '딥디크'를 들여와 현재 9개에 달하는 니치 향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서울 가로수길에 전 세계 최대 규모 딥티크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조만간 바이레도의 두 번째 단독 매장 '바이레도 가로수길 뷰티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과 LF도 최근 향수 시장에 진입했다.
한섬은 올해 5월 프랑스 향수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열었다. 연내 서울 지역 주요 백화점에 10여 개 매장을 개점해 향수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리퀴드 퍼퓸바는 2013년 프랑스 향수 유통·수출 전문가 다비드 프로사드와 유명 공병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가 공동 창업해 프랑스 파리 봉마르셰 백화점에 입점한 향수 편집숍이다. '비디케이', '퍼퓸 프라팡'과 '어비어스' 등 10여 개 브랜드 니치 향수·캔들(향초) 200여 품목을 판매한다.
앞서 2016년 프랑스 니치 향수 '불리 1803'을 국내에 선보인 LF는 올해 니치 향수 편집숍 '조보이'로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섰다. 올해 2월 유통 판권을 확보해 4월 온라인쇼핑몰인 LF몰에서 선보였다.
"나를 향기로 표현한다"…향수에 지갑 여는 MZ세대
국내 향수 시장은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본격 성장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는 향수가 매력적인 자기 표현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일례로 대표적 니치 향수 딥티크와 바이레도의 구매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은 각 70% 이상을 차지한다.
MZ세대 구매력이 커지면서 국내 향수 시장은 실제로 고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13년 4400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2019년 6000억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화장품 시장이 타격을 입었으나 향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67억원으로 규모를 한층 키웠다.
특히 고가의 니치 향수 비중이 전체의 90% 이상으로 높았다. 국내 니치 향수 시장 규모는 2019년 5270억원에서 지난해 6250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올해(9월 말 기준) 해당 기업의 니치 향수 브랜드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가심비'와 '작은 사치' 문화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향수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화장품기업 로레알그룹의 올해 상반기 향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급증했다. 기초화장품(증가율 11%), 색조 화장품(11%)과 비교하면 3배를 웃도는 수준의 성장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니치 향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중적 일반 향수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가공되지 않은 자연 유래 향료와 희소성, 고급스러움으로 '남들과 다른 나만의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