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용부, 노란봉투법 '5불가론' 제시…"국내 손배 체계와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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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노동조합의 불법 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 주는 야권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국내 손해배상 체계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18일 한국경제가 입수한 고용부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부는 노조법 개정안의 조문별로 반박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는 총 8건의 노조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으나 △노동조합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 △노조의 계획된 폭력·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조합원 및 간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불가 △조합원의 신원보증인에 대한 책임 면제 △ 노조의 손해배상액 감면 청구권 등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먼저 가장 쟁점이 되는 '손해배상액 제한'에 대해서는 "폭력·파괴 행위를 동반하는 노조 활동에 대해서도 손배·가압류를 금지하고 청구 금액의 상한을 설정하고 있다"며 "이는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다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과도하며, 손해배상 상한액 설정이나 범위 축소 모두 우리 손해배상체계(실손해배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손해배상 청구 및 가압류 제한에 대해서도 "노조법을 위반한 노조 활동에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주자는 의미"라며 "노조법에서 노조법 위반사항에 대한 책임 면제를 규정하는 것은 책임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금지 조항에 대해서도 "노조의 계획된 폭력·파괴 행위에 대해 노조 임원, 조합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는 내용"이라며 "집단적 의사에 따른 불법행위에 대해 개별 행위자의 책임을 인정하는 민사상 일반원칙을 고려하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조항으로 여겨지는 손해배상액 감면 청구권 규정에 대해서도 "폭력·파괴 행위 등 고의에 의한 손해배상까지 배상액 감면 청구를 인정하면, 고의·중과실이 아닌 경우에 한해 배상액 경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 손해배상 체계에 배치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노조법상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합법적 노동쟁의행위 개념을 확대하는 내용의 노조법 2조 개정안에 대해서도 "쟁의행위는 근로조건 결정을 위해 제한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타당하며, 범위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문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기 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담당 부서인 고용부도 정치적 고려에 앞서 법안 내용 자체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내부 검토를 바탕으로 이정식 고용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주요 기관장 회의'에서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이 노조법 몇 개를 건드려서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는 등 신중론을 펼친 바 있다.
다만 민주당 등 야당은 노조법 개정안 통과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정부와 여당도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설 방침이라 하반기 주요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18일 한국경제가 입수한 고용부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부는 노조법 개정안의 조문별로 반박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는 총 8건의 노조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으나 △노동조합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 △노조의 계획된 폭력·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조합원 및 간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불가 △조합원의 신원보증인에 대한 책임 면제 △ 노조의 손해배상액 감면 청구권 등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먼저 가장 쟁점이 되는 '손해배상액 제한'에 대해서는 "폭력·파괴 행위를 동반하는 노조 활동에 대해서도 손배·가압류를 금지하고 청구 금액의 상한을 설정하고 있다"며 "이는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다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과도하며, 손해배상 상한액 설정이나 범위 축소 모두 우리 손해배상체계(실손해배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손해배상 청구 및 가압류 제한에 대해서도 "노조법을 위반한 노조 활동에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주자는 의미"라며 "노조법에서 노조법 위반사항에 대한 책임 면제를 규정하는 것은 책임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금지 조항에 대해서도 "노조의 계획된 폭력·파괴 행위에 대해 노조 임원, 조합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는 내용"이라며 "집단적 의사에 따른 불법행위에 대해 개별 행위자의 책임을 인정하는 민사상 일반원칙을 고려하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조항으로 여겨지는 손해배상액 감면 청구권 규정에 대해서도 "폭력·파괴 행위 등 고의에 의한 손해배상까지 배상액 감면 청구를 인정하면, 고의·중과실이 아닌 경우에 한해 배상액 경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 손해배상 체계에 배치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노조법상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합법적 노동쟁의행위 개념을 확대하는 내용의 노조법 2조 개정안에 대해서도 "쟁의행위는 근로조건 결정을 위해 제한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타당하며, 범위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문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기 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담당 부서인 고용부도 정치적 고려에 앞서 법안 내용 자체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내부 검토를 바탕으로 이정식 고용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주요 기관장 회의'에서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이 노조법 몇 개를 건드려서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는 등 신중론을 펼친 바 있다.
다만 민주당 등 야당은 노조법 개정안 통과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정부와 여당도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설 방침이라 하반기 주요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