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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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설이 나돌았던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은 크레디트스위스가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자산운용 부문을 매각하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힘입어 이날 뉴욕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전일 대비 3.65% 상승한 4.5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오는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조직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크리스티안 마이스너 크레디트스위스 IB 부문 총괄은 이날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투자자 영입에도 나섰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자금 확보를 위해 최소한 한 곳의 중동 국부펀드와 접촉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국부펀드를 통해 투자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한국계 월가 투자자인 빌 황이 이끈 ‘아케고스캐피털’의 부도로 51억달러(약 7조2500억원)가량 손실을 봤다. 최근 미국 법무부로부터 비밀 역외 계좌를 통해 미국 고객들의 탈세를 도왔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어려움이 가중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크레디트스위스가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가 몰린 주식)’이 됐다고 평가했다. 트위터에서 3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짐 루이스가 지난 1일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에 관해 썼고, 이에 영향을 받은 개인투자자들로 인해 3일 주가가 6%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NYT는 “개인투자자들은 신용부도스와프와 같은 상품을 거래할 수 없지만 영향을 끼칠 순 있다”며 “일시적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이 더 고조됐다”고 분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