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업황 반등 전망
삼성전자 8970억원 사들여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는 2조2590억원이다. 외국인은 지난 8월 16~26일, 7월 28일~8월 9일 각각 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간 바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반도체 대장주를 집중 사들였다.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89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위는 SK하이닉스가 차지했다. 80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두 종목의 순매수 규모는 전체 순매수액의 75.3%를 차지했다.
최악으로 치닫는 반도체 업황이 내년 상반기엔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온 영향이다. 지난해 ‘반도체 겨울론’을 펴며 국내 반도체주 주가를 폭락시켰던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빙하기가 끝나간다’는 보고서를 냈다. 아시아 국가의 전기·전자 업종 투자 의견을 ‘주의’에서 ‘매력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 반도체주 가운데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꼽으며 반도체 업황이 내년 2분기께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주가 최근 지정학적 갈등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 대신 국내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악화하고 있는 중국과 대만 관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여파 등이 한국보다 대만 반도체 기업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