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데이터센터를 관리하는 SK C&C가 카카오 ‘먹통 사태’를 놓고 책임 공방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 “SK C&C와 손해배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공시했다. 반면 SK C&C는 “안전 규정에 따라 왔으나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사고 책임을 두고 양사가 시각차를 드러낸 것이다.

두 회사는 서비스 장애 1차 원인을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지난 15일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에 물을 써야 하니 누전을 막기 위해 전력을 차단해달라고 SK C&C에 요청했다. 이에 SK C&C가 전력을 내리면서 카카오의 서버 전원도 끊겼다. 이에 대해 SK C&C는 “매뉴얼을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카카오는 “전체 전원을 내리기 전 이미 상당수 서버의 전원이 차단된 상태였다”고 맞섰다.

IT업계 안팎에선 카카오가 SK C&C와 책임 소재를 놓고 소송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금이 실제 피해액을 한참 밑돌 것이기 때문이다. SK C&C가 가입한 재산종합보험의 입주사 인명·재산 피해에 관한 배상 책임 한도는 70억원이다. 입주사의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간접 피해 보상은 약관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증권가는 카카오가 본 사업 피해 규모를 200억원대로 추산한다. 유료 서비스 이용자 등에게 보상액을 지급한다면 카카오의 손실 규모는 더 커진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장애의 일차적 원인은 전원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한 SK C&C에 있지만, 그 후 장애가 길어진 것은 긴급 재난대응(DR) 체계와 데이터 이원화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카카오 책임”이라며 “이 경우 이용자가 본 손해에 대해 어느 쪽 과실이 더 큰지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