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19일 LG화학에 대해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로 시판 중인 항암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미국 시장 진출에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LG화학은 전날 항암제 개발 바이오벤처인 아베오를 5억6600만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LG화학의 종속회사인 ‘LG Chem Life Science Innovation Center’에 출자해 아베오의 지분 100%를 역삼각합병 방식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아베오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바이오벤처다. 2001년 설립해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세포암 3차 치료제로 ‘포티브다’의 승인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포티브다는 2017년엔 신세포암 1차 치료제로 유럽 승인을 받았다.

이와 함께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두경부암 치료제(Ficlatuzumab) 등 세 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의 인수 소식에 아베오의 주가는 42.37% 상승했다.

박송이 연구원은 “아베오는 이전에 면역항암제를 투여했었던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옵디보’와 병용 3상 임상과 간암 대상 ‘임핀지’와 병용 2상도 진행하고 있다”며 “블록버스터 항암제들과 병용 임상 및 추가 적응증 확보를 통해 의약품의 적용 범위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포티브다의 예상 매출은 약 1539억원, 2028년엔 약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부문의 매출은 약 6000억~7000억원으로, LG화학 전체 매출 대비 3% 미만이다.

박 연구원은 “신세포암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을 대상으로 3상 임상 중인 약물 중에서 임상 단계 전환 성공률(PTSR)과 파이프라인이 승인까지 성공할 확률(LoA) 값이 높은 것은 포티브다가 유일하다”며 “향후 포티브다의 적용 범위 확장을 통해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부문은 자체 개발 당뇨 신약 ‘제미글로’, 인간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 관절염주사제 ‘시노비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당뇨 백신 의료기기 등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지만, 시판되는 항암제 제품군은 없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LG화학은 이번 아베오 인수를 통해 시판중인 항암제를 확보했다”며 “국산 신약 중 첫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팩티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미국 시장 진출에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