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18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하락 마감했다. 주요 원유 수요국인 중국이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미루면서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12월물 기준)은 전 장보다 1.7%(1.59달러) 하락한 배럴당 90.03달러로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11월물 기준)은 전 장보다 3.1%(2.64달러) 떨어진 배럴당 82.8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하락률은 약 7%다.
<최근 한달 동안 국제유가 동향>
<최근 한달 동안 국제유가 동향>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추가 방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날 국제유가 하락으로 반영됐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해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중간선거가 약 3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물가상승세를 억제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

전략비축유는 석유 공급이 갑자기 중단되는 등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저장해두는 석유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말 6개월 동안 하루 100만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방출 예정 물량은 총 1억8000만배럴이었는데 지금까지 실제 방출된 물량은 1억6500만배럴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에 1400만배럴의 방출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외신들도 전략비축유 방출량을 최소 1000만배럴에서 최대 1500만배럴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활용하는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악화 때문이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현재 1982년 이후 최소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악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로부터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앞서 OPEC+는 다음달부터 하루 200만배럴씩 감산하겠다고 결정했다.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도 국제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원래 중국은 3분기 경제성장률을 18일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국의 3분기 GDP가 추정치보다 심각하게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티나 텅 CMC마켓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