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지역별 토론회 등서 앞다퉈 사용…'원톱' 집권 장기화 모색하나
시진핑 '인민영수' 칭호 확산…사실상 마오쩌둥 이후 처음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인민영수' 칭호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 각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왕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후베이성 당 대회 대표 토론회에서 "2012년 18차 당 대회 이후 당과 국가 업무에서 세계가 주목할 찬란한 성취를 거둔 근본은 시진핑 총서기가 당 핵심, 인민영수, 군 총사령관으로서 키를 잡고 항해를 이끈 것에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6일 인훙 간쑤성 당 서기는 간쑤성 대표단의 시 주석 보고서 토론회에서 "당 중앙의 올바른 영도와 당의 핵심이자 인민영수이자 군 사령관으로서 우리를 계속 이끌어 갈 총서기가 있다는 사실에 매우 든든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신창싱 칭하이성 당 대회 대표는 칭하이성 대표단 토론회에서 "우리가 시진핑 총서기와 같은 걸출하고 비범한 위대한 영수를 가진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18일자 창장일보와 인터뷰한 우한시 장한구 둬원 지역 당비서인 톈린은 "20차 당대회 보고서에서 특별하게 한마디로 코로나 방역을 언급한 것은 인민영수가 인민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관영 중앙TV(CCTV)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시 주석 홍보 자료를 소개하면서 "인민영수가 인민에 대한 진지한 감정을 선명하게 보였고 우리 당은 인민 우선의 가치 추구를 보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공산당 텐페이옌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은 17일 당대회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우리의 이 위대한 시대가 만든 걸출한 인물이며 중망소귀(衆望所歸·인망이 높은)의 인민영수"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지난 16일 당 대회 개막식에서 읽은 업무보고에는 '인민영수' 또는 '영수'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고, 22일 당 대회 폐막 때까지 당 대회 공식 문서에 해당 표현이 삽입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처럼 '인민영수' 표현이 광범위하게 언급되는 것은 이미 중국 공산당 기층 조직까지 시 주석을 '인민영수'로 칭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CCTV 종합 채널인 CCTV-1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시 주석을 칭송하는 내용을 담은 연작 다큐 '링항(領航·항로를 인도하다)'을 방영하면서 '인민영수'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14억 중국인들에게 영수 칭호를 보급했다.

시 주석에 대한 인민영수 칭호는 지난 10년 집권 기간 점진적으로 강화한 그의 당내 독점적 지위 및 권력을 응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강화하기로 한 '집중통일영도' 원칙에 따라 앞으로 집권 기간 시 주석 중심의 의사 및 정책 결정이 강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징적 의미가 큰 '영수' 칭호가 확산하면서 이미 10년을 집권하고 이번 당 대회를 거쳐 추가 5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 주석이 초장기 집권 구도를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될 전망이다.

그간 중국 공산당 역사상 실질적으로 공인된 '영수'는 마오쩌둥(1893∼1976) 한 사람이라는 게 중론이다.

마오쩌둥 사망 후 국가주석직을 이어받은 화궈펑(1921∼2008)도 한차례 공식적으로 '영명한 영수'로 불린 적이 있지만, 그 호칭을 누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아울러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처럼 현직에서 물러나 당과 국가의 공식 직책이 없는 상황에서도 '인민영수'로서 당과 국가 사무에 최후 결정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존재한다.

시진핑 '인민영수' 칭호 확산…사실상 마오쩌둥 이후 처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