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CEO "한국 시장 매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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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퓨처테크 현장을 가다
한경-서울대 공대 공동 기획
게리 디커슨 CEO 인터뷰
한경-서울대 공대 공동 기획
게리 디커슨 CEO 인터뷰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차량을 이용해 남동쪽으로 40여분(50km)을 달리면 실리콘밸리의 소도시 서니베일과 샌타클라라가 나온다. 이곳에는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반도체 장비 1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이하 '어플라이드')의 본사와 연구개발(R&D)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어플라이드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메이단 R&D 센터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장비가 탄생한 곳이다. 어플라이드는 1967년 설립돼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원자 단위 재료공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 매출 규모는 28조원에 이른다. 증착, 식각, 급속 열처리, 이온 주입, 측정, 검사, 패키징 등 반도체 제조의 모든 단계에 능통해 '장비 업계의 올라운드플레이어'라는 수식어를 가졌다.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장비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인 어플라이드는 '통합 소재 솔루션'이라는 독자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장비 업계에서 수십 년간 지배자 위치를 수성했다. 현재 전 세계 19개국에 115개의 사무소를 뒀고 2만7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메이단 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업계에서도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1980년대부터 한국을 수차례 방문한 그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K-반도체'의 성공을 예견했다.
게리 CEO는 "1980년대에 한국은 반도체를 성장시키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며 "한국의 훌륭한 인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K-반도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엄청난 잠재력과 능력을 이미 봤다"며 "과학 기술 분야의 인재가 넘치고 실행력과 열정을 통해 한국은 실제로 반도체 분야에서 전세계적인 리더가 됐다"고 평가했다.
어플라이드는 지난 7월 우리 정부와 경기도에 R&D센터를 짓기로 합의하고 한국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투자 배경에 대해 묻자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가까이 가는 건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경기도에 지을 최고 수준의 R&D 센터는 협업을 넘어 직접 인재 양성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한국 투자 결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게리 CEO는 지난 5월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마주하며 협력을 다짐했다. 미국을 대표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묻자 그는 '변곡점(an inflection point)'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게리 CEO는 "반도체가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변곡점이 됐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전기차 등 반도체는 이미 모든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고 경제 성장, 취업률, 인구 고령화에 직면한 국가들에도 반도체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플라이드가 차세대 기술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묻자 "반도체 업계간 이종 결합을 가속화 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반도체 패키징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패키징은 제조된 반도체가 훼손되지 않도록 포장하고 회로에 있는 전기선을 외부로 연결하는 공정이다. 반도체 전체 공정 중 후공정에 속한다. 그동안 대다수의 반도체 완제품 기업들은 성능 향상을 위해 전공정에서 회로 선폭을 좁히는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하지만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단순 미세화만으로는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이때 대안으로 꼽힌 기술이 바로 패키징이다. 패키징 기술이 발전할수록 칩 사이즈 축소와 절전, 시스템 효율성 향상을 꾀할 수 있어서다. 게리 CEO의 말처럼 최근 반도체 기술경쟁이 초미세공정에서 첨단 패키징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갈수록 정밀해지는 기술에 폭증하는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성능이 요구되면서 반도체 업체들은 '3D 적층기술', '이종 집적화' 등 패키징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어플라이드의 이종 결합 기술은 다양한 기능과 크기의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작해 고객사에 새로운 유형의 설계와 생산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플라이드는 첨단 패키징 분야 최대 공급업체로서 식각, 증착, 전기도금, 표면처리, 가열냉각 영역을 망라하는 최적의 제품을 공급한다. 게리 CEO는 "패키징에서 기술력과 포트폴리오를 먼저 시장에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우리가 하는 일은 '마법(Magic)'과도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니베일·샌타클라라=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어플라이드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메이단 R&D 센터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장비가 탄생한 곳이다. 어플라이드는 1967년 설립돼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원자 단위 재료공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 매출 규모는 28조원에 이른다. 증착, 식각, 급속 열처리, 이온 주입, 측정, 검사, 패키징 등 반도체 제조의 모든 단계에 능통해 '장비 업계의 올라운드플레이어'라는 수식어를 가졌다.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장비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인 어플라이드는 '통합 소재 솔루션'이라는 독자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장비 업계에서 수십 년간 지배자 위치를 수성했다. 현재 전 세계 19개국에 115개의 사무소를 뒀고 2만7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메이단 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업계에서도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1980년대부터 한국을 수차례 방문한 그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K-반도체'의 성공을 예견했다.
게리 CEO는 "1980년대에 한국은 반도체를 성장시키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며 "한국의 훌륭한 인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K-반도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엄청난 잠재력과 능력을 이미 봤다"며 "과학 기술 분야의 인재가 넘치고 실행력과 열정을 통해 한국은 실제로 반도체 분야에서 전세계적인 리더가 됐다"고 평가했다.
어플라이드는 지난 7월 우리 정부와 경기도에 R&D센터를 짓기로 합의하고 한국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투자 배경에 대해 묻자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가까이 가는 건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경기도에 지을 최고 수준의 R&D 센터는 협업을 넘어 직접 인재 양성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한국 투자 결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게리 CEO는 지난 5월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마주하며 협력을 다짐했다. 미국을 대표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묻자 그는 '변곡점(an inflection point)'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게리 CEO는 "반도체가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변곡점이 됐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전기차 등 반도체는 이미 모든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고 경제 성장, 취업률, 인구 고령화에 직면한 국가들에도 반도체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플라이드가 차세대 기술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묻자 "반도체 업계간 이종 결합을 가속화 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반도체 패키징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패키징은 제조된 반도체가 훼손되지 않도록 포장하고 회로에 있는 전기선을 외부로 연결하는 공정이다. 반도체 전체 공정 중 후공정에 속한다. 그동안 대다수의 반도체 완제품 기업들은 성능 향상을 위해 전공정에서 회로 선폭을 좁히는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하지만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단순 미세화만으로는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이때 대안으로 꼽힌 기술이 바로 패키징이다. 패키징 기술이 발전할수록 칩 사이즈 축소와 절전, 시스템 효율성 향상을 꾀할 수 있어서다. 게리 CEO의 말처럼 최근 반도체 기술경쟁이 초미세공정에서 첨단 패키징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갈수록 정밀해지는 기술에 폭증하는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성능이 요구되면서 반도체 업체들은 '3D 적층기술', '이종 집적화' 등 패키징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어플라이드의 이종 결합 기술은 다양한 기능과 크기의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작해 고객사에 새로운 유형의 설계와 생산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플라이드는 첨단 패키징 분야 최대 공급업체로서 식각, 증착, 전기도금, 표면처리, 가열냉각 영역을 망라하는 최적의 제품을 공급한다. 게리 CEO는 "패키징에서 기술력과 포트폴리오를 먼저 시장에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우리가 하는 일은 '마법(Magic)'과도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니베일·샌타클라라=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