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서울에서 열린 국가올림픽委총회에서
尹대통령, 예상과 달리 올림픽 유치 언급 안해
윤핵관 그룹, 최근 오세훈 시장과 티격태격
산업은행 이전 놓고 장제원-오세훈 설전
당에선 “오시장, TBS 개혁에 미온적” 불만
전문가 “세계 3대 세계 축제 중 두개를 동시 유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
ANO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가맹한 각국 국내올림픽위원회(NOC)의 연합기구로 스포츠업계 ‘유엔총회’로 불린다. ANOC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1986년과 2006년에 이어 세번째다.
특히 이번 ANOC 총회에선 윤 대통령이 2036년 서울 하계올림픽 유치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대통령실에서도 이런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전인 지난 17일엔 윤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ANOC 고위 관계자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 행사도 열었다. IOC는 ANOC의 집행조직으로 올림픽 개최 여부를 결정한다. 윤 대통령 이날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미래 세대를 위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서울올림픽 유치는 일체 거론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지난 17일엔 ‘윤 대통령이 토마스 위원장에게 하계올림픽 유치 지지를 부탁할 것”이라는 모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된 바 없는 내용”이라고 부인했다. 같은 날 서울시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72.8%가 ‘하계 올림픽 개최 재도전’에 동의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오 시장은 이날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도 “다음 주 유럽 출장에서 (올림픽 유치) 의지가 있다는 걸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오는 24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세계올림픽도시연합 연례회의’에서 올림픽 개최 의지를 밝히겠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선 “오세훈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하계 올림픽에 대해 정부가 소극적으로 돌아섰다”며 “대통령실이 오 시장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림픽은 경쟁을 거쳐 주최 도시를 선정한 후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다. 중앙정부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며 난감한 표정을 드러냈다.
여권에선 오 시장과 ‘윤핵관’ 그룹 간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지난 12일 서울시 국감에선 대선 공약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두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오 시장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에선 “정치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TBS에 대한 개혁에 오 시장이 미온적”이라는 불만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