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수소' 향해 달려가는 셸·오스테드…"P2X 기술로 에너지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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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퓨처테크 현장을 가다
한경-서울대 공대 공동 기획
(6) 유럽 신재생에너지 기업
석유·가스 기업이던 '오스테드'
'블랙에서 그린으로' 체질 전환
세계 최대 해상풍력 단지 이어
그린수소 뽑아내는 시설 확충
셸도 네덜란드 수소공장 건립
"중국·러시아 자원 무기화 시대
P2X 기술력이 국가 운명 좌우
10년내 에너지시장 판 바꿀 것"
한경-서울대 공대 공동 기획
(6) 유럽 신재생에너지 기업
석유·가스 기업이던 '오스테드'
'블랙에서 그린으로' 체질 전환
세계 최대 해상풍력 단지 이어
그린수소 뽑아내는 시설 확충
셸도 네덜란드 수소공장 건립
"중국·러시아 자원 무기화 시대
P2X 기술력이 국가 운명 좌우
10년내 에너지시장 판 바꿀 것"
덴마크 항구도시 에스비에르에서 30㎞ 이상 떨어진 북해 해상. 이곳에는 덴마크 신재생에너지기업 오스테드가 건설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혼스레브2가 있다. 지난달 23일 찾은 혼스레브2에서는 91개 타워가 북해의 세찬 바람을 맞으며 하루 최대 209㎿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혼스레브2를 성공시킨 덴마크 정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에너지섬’ 건립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혼스레브2를 유지·보수하는 해상스테이션의 책임운영자 캐스퍼 뤼베크는 “전력발전소와 변전소, 해저 송전망, 수전해 설비 등 P2X를 위한 시설을 모두 모은 허브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테드의 체질 전환은 국가 전체로도 큰 이익이 됐다. 지난해 덴마크에서 소비된 전기 총량의 80%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서 나온 것이다. 덴마크는 이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넘어 그린수소 상용화를 위한 P2X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2030년까지 수전해 설비 용량을 최대 6GW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셸이 네덜란드에 짓고 있는 쿠스트노르트 해상풍력단지(HKN·북해)와 하이드로젠1(HH1·마스블락트), 에너지화학단지 바이오연료 설비(로테르담)도 P2X 기술이 구현된 에너지망이다. 마크 포트마 셸 대변인은 “HKN의 잉여전력을 HH1으로 보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며 “이곳에서 만들어진 수소는 저장과 운반이 쉽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1년 기준 33%에 달한다.
P2X 분야에서는 유럽과 호주가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미국 대만 등의 기업도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석유 가스 등 전통 화석연료 자원이 없어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들은 P2X를 통해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다. 박상욱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자원의 매장량이 풍부한 나라들이 에너지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면, 앞으로의 에너지 전환 시대에는 P2X와 같은 '기술력'이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P2X 기술의 핵심 시설인 수전해 설비는 메가와트(㎿)에서 기가와트(GW)로 생산 규모가 커지는 단계에 와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00㎿에 불과하던 P2X 수전해 설비 총량은 2030년 11GW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덴마크 네덜란드 외에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GW급 수전해 설비 투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오스테드가 2030년까지 네덜란드 플레미시 북해 항에 짓기로 한 수전해 설비 규모도 1GW에 달한다.
IHS마킷은 “수전해 설비를 통한 세계 에너지 생산 비용이 2025년께 7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컨설팅기업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P2X 기술이 5~10년 안에 에너지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 P2X
Power-to-X.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친환경 전기로 물을 분해해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메탄올 같은 합성연료(이퓨얼)를 생산하는 것.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로테르담·에스비에르=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혼스레브2를 성공시킨 덴마크 정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에너지섬’ 건립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혼스레브2를 유지·보수하는 해상스테이션의 책임운영자 캐스퍼 뤼베크는 “전력발전소와 변전소, 해저 송전망, 수전해 설비 등 P2X를 위한 시설을 모두 모은 허브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열되는 그린수소 확보전
오스테드는 1972년 북해 유전을 관리하기 위해 덴마크 정부가 설립한 국영 에너지기업이다. 10년 전 석유·가스사업부를 통째로 매각하면서 ‘블랙에서 그린으로’ 회사의 DNA를 바꾸고 있다. 필립 앵거 오스테드 지속가능성담당 부사장은 “발전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춘 결과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은 지난해 14.8%로 2007년 이후 15년 만에 두 배 이상이 됐다”고 말했다.오스테드의 체질 전환은 국가 전체로도 큰 이익이 됐다. 지난해 덴마크에서 소비된 전기 총량의 80%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서 나온 것이다. 덴마크는 이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넘어 그린수소 상용화를 위한 P2X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2030년까지 수전해 설비 용량을 최대 6GW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셸이 네덜란드에 짓고 있는 쿠스트노르트 해상풍력단지(HKN·북해)와 하이드로젠1(HH1·마스블락트), 에너지화학단지 바이오연료 설비(로테르담)도 P2X 기술이 구현된 에너지망이다. 마크 포트마 셸 대변인은 “HKN의 잉여전력을 HH1으로 보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며 “이곳에서 만들어진 수소는 저장과 운반이 쉽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1년 기준 33%에 달한다.
P2X 분야에서는 유럽과 호주가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미국 대만 등의 기업도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P2X가 에너지 패권 결정
세계 각국이 P2X에 집중하는 것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다. P2X는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을 활용해 저장 및 운송이 쉬운 형태의 에너지를 창출한다. 이는 간헐적이고 저장이 어려운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또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어 ‘궁극의 수소’로 불리는 그린수소를 얻을 수 있다.석유 가스 등 전통 화석연료 자원이 없어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들은 P2X를 통해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다. 박상욱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자원의 매장량이 풍부한 나라들이 에너지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면, 앞으로의 에너지 전환 시대에는 P2X와 같은 '기술력'이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P2X 기술의 핵심 시설인 수전해 설비는 메가와트(㎿)에서 기가와트(GW)로 생산 규모가 커지는 단계에 와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00㎿에 불과하던 P2X 수전해 설비 총량은 2030년 11GW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덴마크 네덜란드 외에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GW급 수전해 설비 투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오스테드가 2030년까지 네덜란드 플레미시 북해 항에 짓기로 한 수전해 설비 규모도 1GW에 달한다.
IHS마킷은 “수전해 설비를 통한 세계 에너지 생산 비용이 2025년께 7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컨설팅기업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P2X 기술이 5~10년 안에 에너지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 P2X
Power-to-X.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친환경 전기로 물을 분해해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메탄올 같은 합성연료(이퓨얼)를 생산하는 것.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로테르담·에스비에르=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