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랑트소 총괄 대표 "K컬처 프랑스서 큰 인기…한식 마케팅 최적의 기회"
“프랑스에서 K컬처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식도 그 영향으로 크게 확장할 공산이 크죠.”

니콜라스 트랑트소 SIAL 네트워크 총괄디렉터(대표이사·사진)는 18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년 전만 해도 낯선 음식이던 김치가 최근 열린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SIAL 2022)’에서 세이보리(짠 음식) 건조식품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며 “한국과 한국 음식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내 딸도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SIAL은 프랑스 SIAL그룹이 5개 대륙 주요 도시에서 개최하는 식품 박람회다. 세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파리 박람회는 이날 종료됐다. SIAL은 새로운 식품 시장을 열 수 있는 제품에 혁신상을 수여한다.

올해는 한국 기업 오픈소스랩의 동결 건조 김치 ‘김치V’가 간편한 조리법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19개 혁신상 수상 기업에 포함됐다. 트랑트소 대표는 “한국 음식을 프랑스 대중이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별식이 아니라 일상식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 방법으로 외식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봤다.

“파리 시내에 한국 식당이 점점 더 많이 생기는 것은 유럽 대중에게 스며들 좋은 기회예요. 외식으로 한식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밀키트를 통해 직접 요리해보고, 나중에는 한국 식자재까지 구입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겁니다.” 그는 “한국 식품 기업이 프랑스에 제품을 수출할 때도 인기 TV 요리경연대회 등을 활용해 조리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파리 SIAL은 코로나19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렸다. 트랑트소 대표는 코로나19로 변화한 식품 트렌드에 대해서도 짚었다.

SIAL 네트워크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세계 소비자의 71%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식습관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트랑트소 대표는 “이동이 제한된 기간에 집에서 요리를 시작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원재료, 건강, 먹는 즐거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됐다”며 “대체식품과 간편식, 친환경이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대체식품은 이번 SIAL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 중 하나다. 소비자들이 동물성인 육류, 생선, 치즈를 대신할 새로운 단백질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6~7년 전만 해도 밀웜 등 곤충 단백질이 부상했지만, 지금은 사료용으로만 사용한다”며 “그 자리를 해조류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조류는 과거 아시아 지역에서만 소비하던 식자재지만 최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이번 SIAL 혁신상 수상 제품 중 1위도 프랑스 ZALG사의 해조류 큐브가 차지했다. 트랑트소 대표는 “프랑스 인구 중 진정한 채식주의자는 2% 정도로 적지만, 갈수록 많은 사람이 동물복지, 환경에 대한 관심 등으로 ‘신념 소비’에 나서고 있다”며 “비건 제품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대체식품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