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론디노네 "내 작품, 미술관 밖에서 공유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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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와 대담
우고 론디노네(58·사진)는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다. 세계가 인정하는 아티스트인데도 작업은 늘 뉴욕 빈민가에서 한다. 벌써 25년째다.
그런 그가 18일(현지시간) 관람객들과 만났다. 프랑스 파리 프티팔레에서 열린 ‘물은 공기가 쓰지 않은 시. 아니다. 흙은 불이 쓰지 않은 시’ 전시회의 개막 행사에서다. 독일 자이트매거진이 주최한 대담에서 론디노네는 “불과 흙으로 생명의 원천과 영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나의 작품들은 벙커 같은 미술관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에서 공유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그의 파트너이자 서로 영감을 주고받은 ‘예술 동지’ 존 조르노(1936~2019)의 시에서 따왔다. 조르노는 미국의 시인이자 영상 예술가로 마지막 순간까지 론디노네와 뉴욕에서 함께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연인의 죽음이 영향을 미친 걸까. 이번 작품에서 론디노네는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는 불교의 윤회 사상과 ‘죽어도 부활한다’는 그리스 신화 속 불사조를 작품의 모티브로 끌어왔다. 18~25세 프랑스 무용수들과 모로코 사막으로 떠나 며칠 동안 밤샘 촬영을 했다. 프랑스 영화감독 코린 카스텔이 촬영을 맡았다.
론디노네는 인공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앞에 거대한 고대 유적 같은 돌 조각을 설치하는가 하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막 한가운데 형형색색의 바위를 쌓아 올리기도 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부모님 고향인 이탈리아 남부 마테라를 일곱 살 때부터 여름마다 갔었고, 그 잔상들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했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마테라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굴 거주지다. 그곳에서 힘든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이었던 론디노네의 부모는 결국 스위스로 이주했다. 론디노네가 미술 공부를 시작한 것도 스위스에 정착한 10대 후반이었다. 이후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공부한 뒤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는 ‘예술적 영감이 어디에서 오느냐’는 질문에 “내 마음에서 온다. 매일 새벽 1시부터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은 나에겐 절대적인 창작의 시간”이라고 했다.
파리=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그런 그가 18일(현지시간) 관람객들과 만났다. 프랑스 파리 프티팔레에서 열린 ‘물은 공기가 쓰지 않은 시. 아니다. 흙은 불이 쓰지 않은 시’ 전시회의 개막 행사에서다. 독일 자이트매거진이 주최한 대담에서 론디노네는 “불과 흙으로 생명의 원천과 영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나의 작품들은 벙커 같은 미술관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에서 공유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그의 파트너이자 서로 영감을 주고받은 ‘예술 동지’ 존 조르노(1936~2019)의 시에서 따왔다. 조르노는 미국의 시인이자 영상 예술가로 마지막 순간까지 론디노네와 뉴욕에서 함께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연인의 죽음이 영향을 미친 걸까. 이번 작품에서 론디노네는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는 불교의 윤회 사상과 ‘죽어도 부활한다’는 그리스 신화 속 불사조를 작품의 모티브로 끌어왔다. 18~25세 프랑스 무용수들과 모로코 사막으로 떠나 며칠 동안 밤샘 촬영을 했다. 프랑스 영화감독 코린 카스텔이 촬영을 맡았다.
론디노네는 인공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앞에 거대한 고대 유적 같은 돌 조각을 설치하는가 하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막 한가운데 형형색색의 바위를 쌓아 올리기도 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부모님 고향인 이탈리아 남부 마테라를 일곱 살 때부터 여름마다 갔었고, 그 잔상들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했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마테라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굴 거주지다. 그곳에서 힘든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이었던 론디노네의 부모는 결국 스위스로 이주했다. 론디노네가 미술 공부를 시작한 것도 스위스에 정착한 10대 후반이었다. 이후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공부한 뒤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는 ‘예술적 영감이 어디에서 오느냐’는 질문에 “내 마음에서 온다. 매일 새벽 1시부터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은 나에겐 절대적인 창작의 시간”이라고 했다.
파리=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