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량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효과로 최근 옥수수, 밀 등 곡물 선물 가격의 변동성도 낮아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식량 자원 가격 안정화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지난 9월 곡물 등 수출량이 690만톤(t)으로 집계됐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여기에는 곡물과 채소, 식용유 등이 포함됐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수출량에 육박하는 숫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9월 한달 동안 곡물 등 식량을 710만t 수출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이번 가을 들어 현재까지 농산물이 수출을 위해 1040만t 선적됐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여름철 전체보다 100만t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앞으로도 순조로울지는 의문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곡물 무역업체 맥시그레인의 엘레나 네로바 매니저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농업 상황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네로바 매니저는 “우크라이나 농부들은 현재 250만헥타르의 면적에 겨울밀을 심었는데,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겨울밀 경작 면적은 390만헥타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료의 질 저하로 작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도 우려했다.

흑해를 통한 우크라니아 곡물 수출이 언제 무산될지 미지수인 점도 변수다. 지난 16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유엔 대표는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합의 연장 문제를 논의했다. 회담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재개하는 협정을 맺었다. 당시 우크라이나산 곡물뿐 아니라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에 대한 수출 제한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흑해를 통해 수출됐지만 러시아의 비료 및 곡물은 활로를 찾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 국가들이 대러시아 제재를 하고 있어서다. 이에 러시아는 자국의 비료와 곡물 수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와 맺은 곡물 수출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놔 왔다. 현재 곡물 수출 협정 시한은 다음달 19일이다.

크림대교 폭발 사건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는 점도 변수다. 최근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미콜라이우에 있는 해바라기유 저장 시설을 폭격하기도 했다.

1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선물 12월물은 전 장보다 0.4% 하락한 부셸당 6.78달러로 마감했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0.1% 오르는 보합세다. 같은 날 밀 선물 12월물은 전 장보다 0.9% 떨어진 부셸당 8.41달러로 마감했다.
<최근 밀 선물 가격 동향>
자료: 로이터
<최근 밀 선물 가격 동향> 자료: 로이터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