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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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비축유 추가 방출 소식에도 유가는 상승했다.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더 줄어든 탓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73달러(3.30%) 오른 배럴당 85.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거래일 연속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도 원유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전날까지 지난 3거래일간 하락률은 7%에 달한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2.38달러(2.6%) 오른 배럴당 92.41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WTI 가격은 90달러 내외의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산유국들의 감산 소식과 경기 침체 우려, 미국의 비축유 방출 등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가 혼재돼서다.

미국 정부는 이 상황에서 비축유 방출은 유가하락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략비축유 1500만 배럴 방출과 함께 필요시 추가로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존에 발표된 전략비축유 방출 기간을 12월까지 연장, 에너지부는 추가로 1500만 배럴을 전략비축유에서 방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요하면 수개월 이내에 추가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언급해 추가 방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에 방출되는 물량은 지난 3월 말에 승인된 1억8000만 배럴의 방출 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기존 방출 계획이 11월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예상을 밑도는 판매로 남은 물량이 추가 방출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원유 재고가 감소해서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14일 마감한 주의 원유 재고가 17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S&P글로벌커머디티인사이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20만 배럴 감소를 웃도는 감소 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유사에 생산을 독려하면서 전략비축유 보충을 위한 매입 계획도 밝혔다. 그는 "현재 전략비축유는 절반 정도인 4억 배럴 이상이 있으며 이는 비상시 대응에 충분하다"면서 "향후 수년간 배럴당 가격이 70달러가 됐을 때 미국 정부는 전략비축유를 채우기 위해 석유를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럴 당 70달러는 정유사에도 좋은 가격"이라면서 "나중에 배럴 당 70달러로 팔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지금 증산을 위해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배럴당 평균 가격이 90달러를 상회한다고 거론하면서 "90달러 이상에 전략비축유를 팔고 70달러로 다시 그 물량을 매입함으로써 정부가 납세자를 위한 수익을 내면서 기름값은 낮추는 동시에 생산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체감 물가의 핵심 지표인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르는 조짐을 보이자 나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선거용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치적인 동기가 아니다"라면서 "이는 내가 그동안 해 온 것을 계속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동안의 유가 대응 노력을 강조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