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 승계' 그림 짜준 한화…김승연 회장 이후 리더십은? [안재광의 대기만성'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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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사업 재편
한화, 아들 삼형제 승계 그림 짜주고
경영 성과까지 낼 수 있도록 지원
금융 치우치자 방산·에너지에 화력 집중
김승연 회장 이후 리더십은 물음표
한화, 아들 삼형제 승계 그림 짜주고
경영 성과까지 낼 수 있도록 지원
금융 치우치자 방산·에너지에 화력 집중
김승연 회장 이후 리더십은 물음표
한화 하면 김승연 회장.
김승연 회장 하면 한화죠.
당연한 말 같지만,
사실 회사와 그룹 총수가
동격으로 느껴지는 대기업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삼성 하면 이재용 부회장이 있지만,
아직도 선친인 이건희 회장,
더 위로 올라가 이병철 회장을
떠올리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현대도 아직까진 정의선 회장보다
정주영 회장이 더 친숙하죠. 김승연 회장이 창업주도 아닌데,
부친 김종희 회장보다
더 상징적인 이유는
회장 직에 빨리 올라
오래 한 것도 있지만,
경영을 잘 해서 사세를 확 키운.
그러니까 재창업에 가까운
성과를 낸 인물이라 그렇습니다.
현재 그룹의 주력이 된
한화생명 같은 금융 계열사들과
한화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 에너지 사업.
그리고 우주, 방위산업까지.
전부 김승연 회장이 키운거죠. 물론 김승연 회장은
이런 사업적인 성과 뿐 아니라
보복 폭행 사건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들이 술 마시다가
두들겨 맞고 들어오자
경호원들 몰고 가서
서울 시내 다 뒤져서
상대방을 찾아내
폭행을 했습니다.
좋은 면이든, 안 좋은 면이든
김승연 회장은 선이 정말 굵죠. 이런 김승연 회장이 요즘
엄청나게 선 굵은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룹 내 계열사들을
붙이고, 떼고 해서 사업 조정을 하더니
최근에는 국내 3대 조선사이죠.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김승연 회장이 사업적으로
굉장히 전략적 이란 평가를 받는데요.
이번엔 무엇을 노리는 것인지.
대단한 기업의 만만한 성공스토리
대기만성스,
이번 주제는 M&A 본능
한화 입니다. 김승연 회장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10년 가까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죠.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 받아
구속 됐다 풀려 났고,
이후 취업 제한 탓에
표면적으론 경영을 못했어요.
물론 중요 사항은 다 보고를
받았겠지만요.
김승연 회장은 이 기간에
아들 삼형제를
경영 전면으로 내세웁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승계를 빨리 하자.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장남이 먼저였죠.
김동관 부회장.
대한민국 최고 엄친아죠.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나왔고,
공군 중위로 병역 의무를 마쳤으며,
2010년 한화에 입사해선
기존 한화의 주력 사업이 아닌
새로운 먹거리 태양광 사업을
10여년 간 성장 시킨 장본인 입니다. 둘째 김동원 부사장과
셋째 김동선 상무도
(※ 김동선 상무는 2022년 10월 12일 정기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
한화에서 각각 금융과 백화점
부문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형과는 다르게 사고를 많이 쳤죠.
김동원 부사장은 앞서 말씀드린
보복폭행의 당사자이고,
뺑소니, 대마초 등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려
경영 승계 못 받는거 아니냐
하는 말도 나왔습니다만,
현재는 한화의 금융 부문을 승계 받을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승마 국가대표 출신의
셋째 김동선 상무도 술먹고 사고를
무진장 많이 쳤습니다.
가장 유명했던 사건은
2017년 김앤장 신입 변호사들과
술마시다가 벌인 폭행 사건인데요.
주변 사람들 말을 종합하면,
평소에는 괜찮은데,
주사가 심하다고 합니다.
어쨌든 백화점, 호텔, 리조트
같은 서비스 부문을 승계할
것으로 보이죠.
김승연 회장은 아들들을
다 경영 전면 내세우는 한편,
지분 승계구조 그림까지 그려 줬습니다. 표면적으로 김승연 회장은
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한화의
지분 22.6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분 승계까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비해 김동관 부회장은
4.44%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상무는
각각 1.67%씩만 갖고 있죠. 그런데 김승연 회장은 삼형제에게
이 지분과 별개로
사실상 형제들 개인 회사를
세워주고 이 회사를 통해
그룹의 알짜 계열사를
거느리게 했습니다.
한화에너지란 회사인데요.
첫째 김동관 부회장이 50%를,
나머지 절반 중 25%씩을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상무가
보유 중입니다.
이 회사는 표면적으로 발전소 돌려서
전력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에너지 회사에요. 이 회사도 알짜지만,
이 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손자회사가 더 대박이죠.
자회사는 한화임팩트라고,
옛날 이름은 한화종합화학 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석유화학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작년에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또 손자회사인 한화토탈에너지스.
이 회사는 영업이익이 더 대박인데,
지난해 1조원 가량 이익을 냈습니다.
이런 알짜 계열사들이
삼형제들의 개인 회사인
한화에너지 손에 있는 겁니다.
김승연 회장이 이렇게 만들어
주기 까지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을
쪼개고, 붙이고, 인수했는데
그 과정은 생략을 하겠습니다. 아무튼, 삼형제 회사인 한화에너지를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한화와
나중에 합쳐버리면,
삼형제의 (주)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 버금가는,
아니 넘어서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한화에너지를 상장 하거나,
삼형제가 한화에너지 지분 팔고,
(주)한화 지분을 사는 식으로
지분 교환을 할 수도 있겠죠.
어쨌든 지금 상태 만으로도
지분 승계에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지분 구조까지 만들어 주고,
회사에서 부회장, 부사장, 상무 같은
임원 직함 달아주면 승계 다 되는것 같죠.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경영 업적이 없다면
재계 7위 그룹을 이끌어 갈
동력이 없을 겁니다.
이건 29살의 나이에
1981년 한화그룹 총수에 오른
김승연 회장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이 회장 취임 당시에
세상물정 모르는 애송이 경영자란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주변 반대를 무릎쓰고 M&A에 적극 나서서
화약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를
에너지, 방위 산업, 금융 등으로
빠르게 확장했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서
머리를 올빽으로 하고, 담배를 문다거나,
호주머니에 늘 손을 넣는 다거나
하는 식으로 다소 과장된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형성은 뭐 그렇다 치고,
김승연 회장은 아들들의 사업 성과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 중입니다.
예컨대 얼마 전 셋째 김동선 상무가
갑자기 등장해서
미국의 3대장 버거로 불리죠.
파이브가이즈를 국내로 들여오겠다고
한화가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한화는 김동선 상무가
파이브가이즈 유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애를 썼는지
엄청나게 강조를 했는데요.
만약 김동선 상무가 오너가 아니라,
그냥 담당 임원이었다면
한화가 이렇게 까지
역할을 부각했을 리 만무하죠.
이런 사례는 사실 그동안
엄청나게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가 하는 신사업에
어김없이 등장을 해서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어 가는 듯한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끔 똥볼을 차긴 하죠.
한화는 2018년 김동관 부회장 주도로
미국의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
회사 지분을 1억달러 주고
인수했다고 크게 홍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이 회사 기술이
사기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승계에만 전념하지 않습니다.
그룹을 더 키워서 주고 싶은 것 같아요.
한화가 원래 화약으로 출발을 했잖아요.
하지만 대한생명 인수한 뒤에
그룹이 금융 분야로 확 쏠렸습니다.
예컨대 작년에 한화 계열사 중에
가장 이익을 많이 낸 회사가
한화생명이었죠.
한화 그룹 내에서
생명,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들이 올리는 매출이
50%를 넘습니다.
이러다가 금융 지주사 되는거 아니냐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 김승연 회장은 제조 분야 확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조는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이어 받아야 하는데
그림을 더 크게 그려주고 싶은 것 같아요. 우선 방위 산업 분야에 엄청나게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계열사들에 흩어져 있었던
방위사업 부문을
전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몰아 줬어요.
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추진체
이런거 만드는 회사에요.
여기에 최근 수출 엄청 많이 한
K9 자주포 이거 만드는 한화디펜스를
에어로스페이스와 합쳤죠. 또 기존 (주)한화의 방산부분.
여기는 재래식 무기가 주력인데요.
박격포, 로켓탄약 같은거.
이걸 다 가져갔습니다. 또 레이다, 지휘통제통신 같은
사업을 하는 또 다른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을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처럼
육 해 공 전투 장비를 모두
사업 포트폴리오로 갖춘 방위사업체가
세계적으로도 몇 곳 안 됩니다.
근데,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김승연 회장은 통큰 결단을 또 했죠.
에어로스페이스 주도로
대우조선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대우조선은 컨테이너선, LNG선 같은
일반 상선 뿐만 아니라
전투함, 잠수함 같은
무기도 만듭니다.
한화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방위산업 유통망을 활용해
전투함, 잠수함 까지 가져다가 팔면
수출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우조선 인수를 두고
한화가 2조원에 헐값에 인수했다
이런 시각도 일부 있는데요.
사실 한화 아니면 사 갈 곳도 없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쏟아 부은
공적 자금만 13조원인데.
지금도 부실이 많아서 2조원에 그치지 않고,
20조원이 더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애물단지 대우조선을
김승연 회장이 받아주고,
추후에 카이로 불리죠.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하도록
정부가 빅딜을 한 것 아니냐.
이런 분석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카이는 한국형 전투기 KF-21 만든 회사죠.
한화가 전투기, 헬기 까지 하면
한국의 방위산업은 사실상 한화가 다 하는 겁니다. 방산, 제조 부문과 함께
김승연 회장이 또 키우려는 분야가
에너지 사업입니다.
한화가 간판 계열사로 키우려는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을 하죠.
이건 김동관 부회장을 10여년 전에
투입시켜서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재생에너지 시장이 급성장 하면서
이제 꽃을 피우고 있죠. 한화솔루션은 원래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셀과 모듈 같은 부품을 주로 했는데요.
그 재료죠.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이런 사업으로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지어서
전력을 생산하고, 관리하고,
판매하는 식으로
아예 발전 체계 전체로도
확장 중입니다.
태양광 밸류체인을 다 확보하는 거죠. 여기에 수소 에너지 사업도 하죠.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어진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서
수소를 뽑아내고
이 수소를 운반해서
판매하겠다고 합니다.
수소는 연소할 때
오염물질이 일절 안 나오죠.
공해를 나뿜는 기름을
수소가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 입니다. 최근 증시가 매우 좋지 않았는데,
한화솔루션을 비롯한
한화 계열사 주가가 상대적으로
꽤 선방을 한 것을 보면
주주나 투자자들도
이런 한화의 사업 재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사를 보면 특정 시기에
갑자기 확 크는 회사가 있습니다.
현재 정세를 보면 한화가
그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되면서 방위산업과
에너지 산업이 엄청난 격변기를
맞고 있는데요.
한화가 가려는 방향과 잘 맞아 떨어지죠.
다만,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란
선 굵은 경영자의 리더십으로
그동안 죽 성장을 했는데,
그의 아들들이 진짜 경영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 입니다. 사업 재편 나선 한화
얼마나 성장할 지
눈여겨 보겠어!
기획 한경코리아마켓
총괄 조성근 부국장
진행 안재광 기자
편집 박지혜 PD
촬영 김윤화·박지혜·이하진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제작 한국경제신문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