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동경해 직업 바꾸고 경찰에 입문, 과학수사 관련 특허출원도
"드라마 같은 과학수사를 꿈꾼다"…대구경찰청 고복찬 경사
"미국 드라마 CSI에서도 다뤄지듯 과학수사가 모든 수사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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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과 고복찬(39) 경사는 미국 드라마 'CSI' 같은 과학수사가 현실에서도 이뤄지기를 바라며 매일 사건 현장을 찾는다.

기계와 전자 분야를 전공한 고 경사는 CSI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찰에 투신했다.

2012년 경찰에 들어온 그는 기동대와 파출소 근무를 거쳐 2016년 꿈꿔왔던 과학수사 부서에 배치됐다.

이후로는 줄곧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과학수사 외길을 걷고 있다.

신입 경찰 교육 기간 과학수사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증거물 표식표'를 발명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과학수사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아 그는 다양한 발명을 했고, 과학수사분야 특허를 여러 건 출원했다.

지난해에는 특허청이 주관한 제4회 국민안전발명챌린지에서 자신이 만든 혈액 지문 형광 증강 시약 '내츄럴 옐로우3'(Natural Yellow3)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사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이 혈액 지문 형광 증강 시약은 올 초 범죄수사학 연구지에 논문으로 소개됐다.

지난 8월 미국 오마하에서 열린 국제감식협회(IAI) 콘퍼런스에서 발표돼 한국 과학수사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과학수사와 관련한 학술적 연구도 계속해 그는 2018년부터 현장 중심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연구활동을 했다.

연구 논문 6편은 한국연구재단 학술지에 모두 실렸다.

올 연말에는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와 합동으로 진행한 '테이프 접착면 지문 및 DNA 채취방안'의 연구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과학수사 발전을 위한 노력과 끊임없는 열정·노력 덕분에 고 경사는 올해 현장 감식 분야 국제협력 치안 전문가로 선발돼 베트남과 필리핀 과학수사요원을 대상으로 대형재난희생자의 신원확인과 잠재지문 현출 기법 등을 교육하기도 했다.

고 경사는 20일 "새로운 아이디어는 현장의 불편함에서 나온다"며 "현장을 누비며 얻은 아이디어가 사건을 해결하는 길로 이어지고, 과학수사의 발전을 이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